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병원 진료를 받으며 가명으로 드라마 주인공 이름인 ‘길라임’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풍자하고 조롱하는 패러디물이 온라인상에서 봇물을 이루고 있다.
1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박 대통령과 길라임의 공통점을 비교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게재됐다. 길라임은 2010∼2011년 방영된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여주인공 하지원(사진)이 맡은 배역이었다. 극중 길라임은 박 대통령처럼 어린시절 아버지를 여읜 인물로 그려졌다. 길라임이 친구 임아영(유인나)과 동고동락하며 우정을 쌓았듯 박 대통령 역시 최순실씨에게 의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길라임이 누군가를 대신해 액션 연기를 펼치는 스턴트 배우였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네티즌들은 대역 배우였던 길라임의 직업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드러난 박 대통령 모습과 절묘하게 포개진다고 지적했다. 길라임 팔에 있던 용 문신이 미르재단 로고와 유사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크릿가든’의 줄거리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의 영혼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박 대통령은 그간 “혼이 비정상” 등 영혼과 관련된 발언을 종종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남 얘기 하듯이 해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한다는 지적도 자주 받았다.
길라임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와 박 대통령의 하야를 연관시킨 게시물도 있었다. 드라마에서 길라임이 제출한 입사지원서에 적힌 ‘라임’은 ‘옷 벗을 라(裸)’에 ‘생각할 임(恁)’을 더한 이름이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옷 벗을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의미의 ‘라임’이 하야 위기에 놓인 박 대통령의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라임’은 최씨 일가와 연결되는 이름이기도 하다. 최씨 조카인 장시호씨가 2014∼2015년 ‘더 라임’이라는 광고회사를 운영했다.
이날 각종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는 ‘길라임’ ‘박근혜 길라임’ 등이 최상위권에 랭크됐다. 박 대통령이 과거 좋아하는 연예인으로 ‘시크릿가든’에 출연한 배우 현빈을 자주 언급한 점도 관심을 끌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다른 듯 닮은 ‘길라임-朴 대통령’
입력 2016-11-16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