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가 8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달러 강세에 따른 아시아 주요국의 통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16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14% 올린 달러당 6.8592위안으로 고시했다. 환율이 오른 것은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환율은 2008년 8월 이후 8년3개월 만에 최저치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달러 강세에 미국의 장기 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를 사고 위안화를 팔려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용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확산되고 있다. 류둥량 중국초상은행 수석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이 현재의 흐름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물리적 개입은 그만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지난 8월 이후 중국의 경기 안정화 추세가 자리를 잡으면서 보다 큰 폭의 환율 변동도 용인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위안화 약세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올해 연말까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6.90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SC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은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당겨 달러 강세에 우호적”이라며 “미국이 양국 무역 불균형을 억제하려 할수록 중국은 달러에 대한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도 이날 한때 달러당 109.34엔을 기록해 지난 6월 2일 이후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09엔을 돌파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트럼프 쇼크… 위안화 8년만에 최저
입력 2016-11-16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