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62·사진) 독일 총리가 내년 9월 총선에서 4번째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고 측근이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부터 3연임하며 11년째 집권 중이다. 난민 수용 반대 기류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지만 연임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 소속 노르베르트 뢰트겐 의회 외교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인터뷰에서 “메르켈 총리는 내년 총리직에 도전할 것이고, 세계 자유주의 질서 강화에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기민당 대변인은 “총리가 적절한 시기에 결심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난민 포용정책 반발 여론에도 불구하고 메르켈의 4연임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그는 극우 포퓰리즘의 거센 파도에 맞서 외롭게 싸워야 하는 처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 물러나는 데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내년 4월 대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의 정치 분석가 스테판 코르넬리우스는 “유럽의 모든 포퓰리즘 정치인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는 메르켈은 최후까지 버티는 사람이고, 이런 상황은 그를 강하게도 약하게도 만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도 메르켈 총리에게 타격이다. 임기 마지막 해외 순방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메르켈 총리와 만난다. 뉴욕타임스는 “서로 의지해온 두 지도자에게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순간일 것”이라고 전했다.
사이먼 틸포드 유럽개혁센터 부소장은 “저성장과 난민 문제, 극우파 발흥 등 유럽의 많은 골칫거리가 독일에 달려 있다”며 “지금 독일을 메르켈이 이끌고 있어서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믿을 건 메르켈뿐… 4연임 도전할 듯
입력 2016-11-16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