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부역자들은 수도 없이 많지만 핵심은 2명으로 압축된다. 문화계를 유린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체육계를 좌지우지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그 장본인이다.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씨는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운영에 관여했고 횡령, 광고사 강탈, 국정농단 등으로 지난 10일 구속됐다. 또 한 명의 조연인 김 전 차관이 16일 검찰에 출두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선 것이다.
김 전 차관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모든 (의혹) 사항은 검찰 수사에서 철저히 성실하게 응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문체부 2차관에 발탁된 그는 체육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체육계 대통령’으로 불렸다. 최씨를 등에 업고 3년여 동안 호가호위하며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둘러 체육계의 원성을 사고 있다.
차씨처럼 그와 관련된 의혹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최씨가 실질적으로 인사권과 운영권을 틀어쥔 K스포츠재단 및 최씨 개인 회사인 더블루케이 사업이 최씨 뜻대로 진행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있다. 또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이 최씨, 장씨 등과 가까이 지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2014년 초에는 최씨 딸 정유라씨의 ‘공주 승마’ 의혹을 막기 위해 스포츠 4대악 비리 수사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최씨의 충실한 ‘행동대장’이었던 셈이다.
그는 검찰에서 “차관 주제에 어떻게 돈을 내놓으라 하겠느냐.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윗선의 지시에 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실체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고 한다. 김 전 차관이 속죄하는 길은 윗선이 누구인지, 최씨 일가와의 커넥션이 어떤 것인지 등을 검찰 출두 때 언급했듯 성실히 응답하는 것밖에 없다.
[사설] 피의자로 소환된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입력 2016-11-16 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