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 원자력병원 스마트 암 진료… 美 보건원 지원 받아 자궁경부암 임상연구

입력 2016-11-20 19:54
유상영 박사는 미국 부인종양연구회의 아시아 최초 책임연구자로 선정되어 임상시험을 주도하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통계에 의하면, 국내에서만 매년 22만 명 이상의 암환자가 발생하고, 이 중 30%인 7만여 명의 환자가 암 치료에 실패해 사망하고 있다. 암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 지금보다 나은 수준의 치료법 개발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현재 암 치료법 개발을 위해 연구자들은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 중 임상연구는 새로운 암 치료법이 표준 치료로 인정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암 전문병원인 원자력병원은 대표적인 여성암인 자궁경부암의 국제 임상연구를 주관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으로 수술 받은 환자는 재발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일 경우에만 방사선, 항암치료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원자력병원 자궁암난소암센터 유상영 박사팀은 암 크기가 2cm 이상이거나 암조직이 자궁벽의 절반 이상 혹은 림프공간을 침투한 경우도 암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따라서 이 가운데 2가지 이상이 겹칠 경우에는 고위험군 환자처럼 방사선, 항암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자궁경부암 치료 관련 임상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의 지원을 받아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시행되고 있으며, 유상영 박사는 미국 부인종양연구회의 아시아 최초 책임연구자로 선정되어 임상시험을 주도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기준이 도입될 경우 자궁경부암 수술 환자의 완치율이 현재 75%에서 9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에는 대한부인종양연구회가 주관하고 원자력병원 자궁암난소암센터 연구진이 참여한 자궁경부암의 재발위험도에 관련된 다기관 임상연구가 2016년도 미국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 라인에 인용되는 성과를 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는 미국 주요 암센터 소속 전문가로 구성된 단체다. 이곳에서 정해진 암진료 지침은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암진료 가이드라인이 된다.

원자력병원은 난치성 암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는 차세대 치료기술인 방사면역치료의 다양한 임상시험도 시행하고 있다. 방사면역치료는 방사선치료의 효과와 표적항체에 의한 면역작용의 효과가 결합한 치료로 표적항체를 이용해 암세포에만 방사선을 쏘여 정상세포에 미치는 방사선 영향을 최소화해 암치료에 높은 효과를 보이는 첨단 방사선치료 분야이다.

원자력병원 혈액암센터 강혜진 박사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유기술로 제작한 방사면역치료제(방사성 요오드-리툭시맙)로 난치성/재발성 비호지킨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 기존 치료의 약 3배 이상의 치료효과를 확인했으며, 이를 토대로 신규 임상시험을 기획 중이다.

원자력병원은 방사면역치료를 위한 치료제 제조 및 임상시험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신개념 치료기술개발 플랫폼 구축사업도 추진하여 암이나 치매 등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신약개발 과정 중 인체에 해가 없는 적은 양의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기존의 임상시험 방법 보다 안전하고 신속하게 신약평가를 할 수 있게 됐다.

원자력병원 임상연구부장도 겸하고 있는 유상영 박사는 “원자력병원은 암 진료 뿐 아니라 연구와 임상을 융합한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며 “다양한 암 치료법이 세계적으로 공인 받고 있는 만큼 환자들은 국내 의료진의 치료과정에 믿음을 갖고 암 극복 의지를 북돋우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