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하야 위기’ 슈틸리케 구하다

입력 2016-11-16 01:43
한국 축구대표팀 구자철이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후반 40분 역전골을 넣은 뒤 두 팔을 벌리며 기뻐하고 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2위로 복귀해 2018 러시아월드컵 직행에 청신호를 켰다. 뉴시스

후반 40분. 구자철이 날린 통렬한 왼발 슈팅이 우즈베키스탄 골문을 갈랐다. 경질 위기에 몰렸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속을 시커멓게 태우고 있다가 만세를 불렀다. ‘단두대 매치’에서 구자철은 62번째 생일을 맞은 슈틸리케 감독에게 역전 결승골이라는 큰 선물을 선사했다. 경기 후 스타디움에선 생일 축가가 울려 퍼졌다. 큰 고비를 넘긴 한국 축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직행에 청신호를 켰다.

한국은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구자철의 결승골을 앞세워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3승1무1패(승점 10)를 기록, 2위로 복귀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상대 전적에선 14전 10승3무1패로 절대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3승2패(승점 9)가 된 우즈베키스탄은 3위로 내려앉았다. 올해 일정을 모두 마친 한국은 내년 3월 23일 중국과 원정경기로 6차전을 치른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적인 4-1-4-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캐나다전에서 골 맛을 본 이정협이 출격했다. 좌우 날개에는 손흥민과 지동원이 포진했고,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구자철과 남태희가 나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기성용이 낙점됐다. 포백 수비라인엔 박주호, 장현수, 김기희, 김창수가 섰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양 팀은 서로 다른 공격 패턴으로 맞섰다. 한국은 세밀한 패스 축구로 주도권을 잡고 밀어붙이는 전술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움츠린 채 역습을 노렸다. 우즈베키스탄의 두 줄 수비라인은 톱니바퀴 같은 호흡으로 간격을 잘 지켰다. 비겨도 성공이라고 생각한 우즈베키스탄은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대신 개인기가 좋은 오딜 아흐메도프 등 특정 선수를 앞세워 공격을 시도했다.

한국은 전반 25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페널티지역 외곽 정면에서 김기희가 김승규에게 헤더로 내준 패스가 짧았다. 김승규가 달려 나와 멀리 걷어냈다. 마침 중원에서 볼을 잡은 마라트 비크마예프는 김승규가 골문을 비운 것을 확인하고 왼발 로빙슛을 날려 골을 만들었다. 순간적인 수비 실수로 헌납한 골이었다.

한국이 0-1로 뒤진 채 시작된 후반. 배수진을 친 한국은 더욱 거칠게 우즈베키스탄을 몰아붙였다. 상대 수비수들을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중거리슈팅을 날렸다. 우즈베키스탄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수비라인이 흔들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18분 지동원을 빼고 측면 돌파에 능한 이재성을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또 후반 21분엔 이정협을 불러들이고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넣는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은 1분 후 만회골을 터뜨렸다. 박주호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남태희가 헤더슛으로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김신욱의 제공권을 앞세워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구자철은 후반 40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김신욱의 헤더 패스를 받아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