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6개 독립법인으로 쪼개 ‘각자도생’

입력 2016-11-15 20:53 수정 2016-11-16 01:39
조선업계의 불황으로 벼랑 끝에 몰린 현대중공업이 회사를 6개 법인으로 쪼개 각자 활로를 개척하기로 했다. 그룹 구조를 핵심 사업별로 전면 재편하고 부채 분담을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15일 이사회를 열어 주요 사업부를 독립법인으로 분사하기로 의결했다. 사업 구조는 조선·해양·엔진, 정유·에너지, 전기전자, 건설장비 부문으로 재편한다.

분사하는 사업 부문은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다. 현대중공업에는 조선·해양건조물 제조와 엔진 사업이 남는다.

현대중공업은 분사를 시작으로 부문별 핵심 사업을 육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각 회사가 독립경영 체제를 확립해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앞서 계열 분리와 매각·청산 등의 방식으로 비주력 사업을 정리해왔다.

사업 분사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5월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 중 최후의 수단이다. 당시 회사는 “예상보다 수주 부진이 장기화해 경영상 부담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지고 유동성 문제가 우려되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3조6000억원 규모의 비상 계획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불황이 예상보다 심각한 데다 장기화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어려울 전망이라 선제적으로 분사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분할하는 각 회사에 기존 차입금을 나눠 배정함으로써 부채 비율을 100%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다. 6개 독립회사 중 규모가 큰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은 각사에 차입금 배정이 가능한 사업 분할 방식으로 분사한다. 규모가 작은 그린에너지와 서비스 사업부는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한다.

현대중공업은 로봇 사업부가 독립하는 현대로봇(가칭)에 알짜 자산인 현대오일뱅크 지분과 가장 많은 약 2조원 규모 부채를 넘기기로 했다. 이 때문에 현대로봇이 지주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분사는 위기 극복은 물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현대중공업그룹은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새롭게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