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약 지키면 100년 美 리더십 끝장

입력 2016-11-15 18:2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과격한 선거 공약을 그대로 실천한다면 100년간 지속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끝장날 수도 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이 깨지고, 유라시아 국가 상당수가 러시아 수중으로 넘어가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중국이 장악하게 되는 식이다. 이런 암울한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미국 주요 언론은 트럼프의 대외 정책 비전을 어떻게든 완화시킬 수 있는 고위직 인선을 바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잭슨 딜 부논설실장은 지난 13일자 칼럼에서 “외교 정책의 극단적인 변화를 공언해 온 트럼프를 분별 있는 조언자와 관료, 의회가 순화시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고위 외교·안보라인에 밥 코커 상원의원이나 스티븐 해들리 전 국가안보보좌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같은 노련한 인사가 임명돼야 ‘트럼프 길들이기’가 가능하다고 봤다. 반면 트럼프의 ‘괴짜 친구들’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마이클 플린 전 국가정보국(DIA) 국장,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국무장관이나 국방장관에 오르면 곤란해진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14일자 사설에서 정권 인수가 성공적으로 되려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트럼프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설은 인수위에 트럼프 가족과 로비스트가 대거 포진한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인사국장 등을 지낸 클레이 존슨처럼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조언하는 측근이 있어야 트럼프가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