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100% 출자한 자회사 IBK자산운용에서 지난달 초 임기 만료된 대표의 연임 결정이 늦춰지며 잡음이 나오고 있다. 모기업인 기업은행이 한 달 넘게 관련 인선을 미루고 있어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IBK자산운용은 2014년 10월 취임한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 A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2년 임기가 지나면 기업은행 결정으로 1년 임기를 연장받던 관례에 따라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일 줄 알았는데, 15일까지 기업은행은 연임 방침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 다른 인사를 대표로 선임하지도 않고 있다.
IBK자산운용은 펀드 판매 등을 위주로 한 투자자문업 회사로 2004년 설립됐다. A대표 취임 후 수탁액은 2014년 9조원에서 올 상반기 13조원으로 4조원 정도 늘어 성장세를 보였다. 기업은행 안팎에선 다른 자회사 대표들이 대부분 ‘2+1년’ 임기를 보장받는데, 이번 자산운용 대표는 해당되지 않아 의아해하고 있다.
기업은행 측이 지난 8월 청와대에 인선 확인을 요청했으나 비토 결정을 받았고 지난달 다른 사람으로 다시 올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다. 하지만 자회사는 민간기업이다.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는 청와대가 민간기업 인선에 관여한 꼴로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최순실 사태’로 청와대의 국정 장악력이 붕괴되며 관련 인선이 허공에 떴음에도 윗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기업은행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선주 현 기업은행장도 40일 후면 임기가 끝난다. 권 행장이 연임할지, 다른 부행장급이 선임될지, 정부 출신 인사가 맡게 될지 후임 구도 역시 안갯속이다. 기업은행 인사의 현주소가 자산운용 대표 인선에도 투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우성규 기자mainport@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비즈카페] 참 이상한 企銀 자회사 대표 인사
입력 2016-11-15 18:04 수정 2016-11-15 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