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더르하위스 세계칼뱅학회 회장 “목양은 섬김… 목양 사역 강화가 곧 기독교 개혁”

입력 2016-11-15 20:56

교회 부패의 원인은 목회의 부패이기에 교회 개혁의 관건은 목양(牧羊) 강화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부처(Martin Butzer·1491∼1551)의 ‘목양론’이 그 근거다.

서울 강서구 화성교회(이은수 목사)에서 15일 열린 ‘정암신학 강좌’에서 헤르만 셀더르하위스(55·사진) 네덜란드 아펠도른신학대 교수는 ‘마르틴 부처와 목회 사역’을 주제로 발표하고 “올바른 목양의 결핍이 교회가 비참하게 된 원인”이라며 “목양 사역을 강화하는 일이 기독교 개혁”이라고 밝혔다.

셀더르하위스 교수는 “목양의 목적은 택함 받은 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왕권이 생활 속에서 드러나도록 돌보는 것”이라며 “목회자들은 양들이 신앙과 그리스도에 대한 복종 가운데 있도록 열심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르틴 부처는 ‘잊혀진 종교개혁자’로 불린다. 16세기 독일령이었던 스트라스부르를 중심으로 개혁을 추진하면서 개혁교회 직제론의 뼈대인 4중직(목사 교사 장로 집사)과 치리(권징)제도를 도입했다. 개신교 예배의식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으며 인격적으로나 신학적으로 장 칼뱅에게 절대적 영향을 끼쳤다.

셀더르하위스 교수는 “목양 사역은 한마디로 ‘섬김’”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목회자는 때로 자신을 작은 교황으로 여기고 다스리며 군림하려 한다”며 “하지만 이는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목회는 섬기는 사역”이라며 “목회자는 자신을 섬김 사역에 온전히 쏟아 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은 목양을 위해 지역 교회 목사들이 서로 만날 것도 주문했다. 그는 “말씀의 종들이 진실한 사랑과 일치를 유지하고 서로를 향해 일반적인 권고와 가르침으로 더 훌륭하게 되기 위해 매주 또는 격주로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셀더르하위스 교수는 목양 사역이 담임목사에 국한된 사역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마르틴 루터는 모든 신자를 목사라 부르며 만인제사장직을 강조했다. 마르틴 부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신자는 설교자이자 목회자’라고 했다. 목양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적용된다”고 말했다.

독일 출신으로 세계칼뱅학회 회장인 그는 독일교회가 추진 중인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Refo500) 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의 저서 중 ‘루터, 루터를 말하다’(세움북스) ‘칼빈핸드북’(부흥과개혁사) 등은 한국어로도 번역돼 있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