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진표씨가 탄 차량에 갑자기 ‘전방 차량 급정거 주의’라는 문구가 나타난다. 김씨의 눈으로는 앞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앞선 차량이 보낸 신호에 일단 브레이크를 밟는다. 김씨 위치에서 볼 수 없는 사각지대에서는 도로 한가운데에 차량 한 대가 사고로 멈춰 있었다. 차량끼리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SK텔레콤과 BMW코리아는 15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5G 통신망을 활용한 미래 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차량과 IT 기술을 융합한 커넥티드카가 5G 통신을 토대로 일반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양사는 5G 단말기를 탑재한 커넥티드카를 ‘T5’로 이름짓고 세부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구축한 5G 시험망은 풀 HD 영상을 실시간 전송하는 데도 거의 끊김이 없었다. T5에서는 다른 차량의 전방 카메라 영상과 드론에서 전송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 도로 위 어떤 돌발 상황에서도 차량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아직까지는 운전자가 전송받은 영상을 보고 판단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브레이크를 제어하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 5G 커넥티드카 운전자는 주행 중 시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홀로그램 영상을 시청하거나 실시간으로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과 사이버 미팅도 할 수 있다.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 홀로그램 기반의 콘텐츠 등 미디어 소비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차할 때는 차량이 스스로 주차 장소를 찾고 알아서 주차까지 마칠 수 있다. 운전자는 단지 차량을 타고 내리기만 하면 된다.
다만 통신망의 안정성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차량이 자율주행을 하기 위해서는 단 한순간도 끊김 없이 실시간 정보가 전송돼야 하기 때문이다. 5G는 사람이 사물을 감지하는 시간보다 25배 빠른 0.001초 정도의 응답시간을 구현한다. 여기에 안정적인 통신이 더해지면 커넥티드카는 교차로의 신호 변화 등 교통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5G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고 2020년까지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최진성 종합기술원장은 “5G 표준화는 2018년에, 상용화는 2020년으로 예측된다”며 “통신 속도만 빨라지는 것을 넘어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꿈의 주행 기술 5G 커넥티드카 첫 시연
입력 2016-11-15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