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펀드 “STX조선·STX프랑스 인수 의향”

입력 2016-11-15 18:05
크루즈 사업과 에너지 분야에 투자하는 영국계 투자펀드가 STX조선해양과 STX프랑스를 함께 사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투자펀드는 최근 서울중앙지법이 STX조선해양 매각을 위해 진행한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STX조선해양과 STX조선이 보유한 STX프랑스 지분 66.7%를 모두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해당 투자펀드는 크루즈 사업을 비롯한 관광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유럽 최대 크루즈선 건조업체인 STX프랑스를 인수하는 동시에 STX조선을 통해 국내에서도 크루즈선을 건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STX조선 국내 조선소는 크루즈선 전문 조선소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영국계 투자펀드는 늘어나는 글로벌 크루즈선 수요를 겨냥해 생산기지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클락슨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전체 선박 발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가량 줄었지만 크루즈선 투자는 배 정도 늘었다.

STX조선은 덩치가 큰 반면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탓에 부담스러운 매물로 평가됐다. STX프랑스의 예상 매각가격은 1000억원대지만 STX조선을 합치면 10배인 1조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한 해외투자자 4곳 중 영국계 투자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3곳은 STX프랑스 지분만 인수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들은 프랑스 국영 조선업체 DCNS, 네덜란드 다멘,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등 모두 조선사다.

영국계 투자펀드의 STX조선 인수 결정은 주력 투자처인 에너지 분야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분야 투자는 STX조선이 만드는 벌크선과 LNG(액화천연가스)선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