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치는 쌀값에… 농심은 이미 한파

입력 2016-11-15 18:49

추수가 마무리되는 시점이지만 쌀값은 바닥을 모르게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은 15일 올해 쌀 생산량이 419만7000t으로 지난해보다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역시 평년 생산량 395만6000t에 비해 6.1% 급증한 ‘풍년’이다. 1년 전에 비해 재배면적은 2.6% 감소했지만 작황이 좋아 단위면적(10a·약 300평)당 쌀 생산량은 539㎏으로 0.6% 감소하는 데 그친 것이다.

그러나 농심(農心)은 울상이다. 쌀 가격이 21년 만에 가장 낮기 때문이다.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 평균가격은 12만9348원(80㎏기준)으로 지난해보다 3만원 가까이 떨어졌다. 쌀값이 13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95년 이후 21년 만이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18일 수요 초과분 중 25만t에 대한 시장격리 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자 이날 추가로 4만9000t을 격리키로 했다. 올해 햅쌀 중 초과공급물량 29만9000t 전량을 시장에서 격리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구조적인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 때문에 매년 반복되는 시장격리 조치만으로는 쌀값 하락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쌀값 하락에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올해 예상 쌀값을 14만3789원으로 책정해 변동직불금 예산을 9777억원을 책정했는데 진즉에 13만원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변동직불금은 쌀 목표가격(18만8000원)과 시장가격의 차액 중 85%를 농민에게 보상하는 제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정한 농업보조금 한도액이 1조5000억원인데 쌀값이 계속 이 수준이면 변동직불금 지급액이 이를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삽화=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