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코스타리카, 스웨덴, 스위스, 핀란드, 캐나다, 호주, 파나마, 룩셈부르크, 멕시코, 콜롬비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선정한 ‘가장 행복한 13개국’이다. 여러 지수와 설문 등을 통해 점수를 매긴 것이다. 조사 기관이나 방법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이 나라들은 늘 행복지수 상위권에 들어간다.
‘세계 행복 데이터베이스’란 게 있다. 지난 100년간 세계 행복 연구를 모아 정리한 데이터뱅크인데,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대학의 뤼트 페인호번 교수팀이 관리하고 있다. 이 연구소의 평가를 마친 학술 간행물이 9000건, 행복 관련 연구는 2만4000건이나 된다고 한다. 이 연구물을 토대로 가장 행복한 13개국을 여행하면서 그곳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행복한지, 행복하다면 무슨 이유 때문에 그런지를 묻고 답한 내용(행복한 나라의 조건. 마이케 반 덴 붐 지음)을 보면 행복의 조건은 참 소박하고 단순하다.
“사람이 우선이에요. 입사하자마자 임신해도 절대 눈총 받지 않아요. 사장이 진심으로 축하해줘요.”(덴마크) 덴마크 사람들은 실업자를 ‘일시적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미래 잠재력’으로, 고령 노동자를 ‘경험의 보고’로 생각한단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고는 못하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니 행복해요. 더 나은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는 게 행복이죠.”(콜롬비아) “돈이 없어도 행복해요. 전쟁도 안 하고 친구하고 가족하고 사니까요. 먹을 게 바나나밖에 없으면 그걸 먹으면 돼요.”(코스타리카) “우리가 행복한 이유는 직장이나 돈보다 어떻게 하면 인생을 즐길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가진 것이 많으면 그것을 둘 자리가 필요하고 그러면 근심이 생겨요.”(캐나다)
이런 반응들, 듣기만 해도 멋지지 아니한가. 행복지수 상위 국가들이 늘 비슷하다는 것은 덜 행복한 나라들은 항상 그 자리에 머무르고 있다는 뜻이다. 시절이 하 수상하니, 우리에겐 언제쯤 행복이 올꼬.
김명호 수석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한마당-김명호] 지금 행복하십니까
입력 2016-11-15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