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AI에… 농심은 이미 한파

입력 2016-11-15 18:48

날씨가 추워지면서 가금류를 키우는 농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공포에 떨고 있다. ‘철새 분변 AI 바이러스 검출→인근 가금농가 유입→전국적 확산’이라는 악순환을 깨기 위한 방역당국의 사투도 시작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AI 방역대책 추진 상황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11일 충남 천안시 봉강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후 인근 10㎞ 이내 가금농가를 대상으로 일주일간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 예찰검사를 마쳤고, 농장별로 전담공무원을 지정해 매일 소독도 실시하고 있다.

H5N6형 바이러스는 국내에서 처음 검출됐다. 이 바이러스 때문에 유발된 AI는 2014년 4월 이후 중국 베트남 등에서 발생했다. 인체 감염 사례도 보고됐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15명이 감염돼 6명이 사망했다.

한국은 지난 4월 이후 AI가 발생하지 않아 8월 18일로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다. 하지만 이번에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올겨울 AI 발생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2010∼2011년 발생한 AI에 앞서 야생조류에서 바이러스가 20건 검출됐고, 2014∼2015년에도 전국 가금농장 391곳에서 AI가 발생하기 이전에 야생조류 바이러스가 58건 나왔었다. 지난 5년간 AI 발생으로 2584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됐고, 정부 보상금만 2000억원이 넘게 지출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철저한 차단방역을 하면 야생조류에 의한 AI 바이러스 가금농가 유입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삽화=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