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지하철·버스요금 등 공공요금을 경쟁적으로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아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공요금이 인상될 경우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천, 광역버스요금 6% 인상
인천시는 12월 31일부터 ‘인천-서울’ 광역버스(일명 빨간버스) 기본요금을 2500원에서 2650원으로 6%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거리비례요금제에 따라 30㎞ 이상 달리면 5㎞마다 100원씩 요금이 추가된다. 최대 3350원까지 더 내야하기 때문에 기존에 최대 2500원을 내고 인천에서 강남을 오가는 승객들은 850원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다. 광역버스를 타고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시민은 1일 4만3000명이며, 이중 30㎞ 이상의 강남노선을 타는 시민은 60% 가량이어서 2만명 이상이 요금 인상에 따른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대구·광주, 지하철·버스요금 인상
대구시는 12월 중에 대구도시철도(지하철)와 시내버스 요금을 인상할 방침이다. 교통카드 기준으로 현재 어른 1100원(현금 1200원)인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요금을 150원 올려 1250원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 14일 일반 시민과 시민단체 관련 전문가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요금 인상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이후 교통개선위원회, 물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12월에 요금을 인상할 계획이다.
부산시도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부산∼김해 경전철 등 전체 대중교통 요금 인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는 5년만에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했다. 시내버스 요금은 지난 8월부터 교통카드 기준 어른이 1100원에서 1250원으로 150원(13.6%), 청소년은 750원에서 800원으로 50원(6.7%) 올랐다. 어린이는 350원에서 400원으로 50원(14.3%) 인상됐다.
시내버스와 환승체계인 지하철의 경우 어른은 버스와 인상 폭과 액수가 같다. 청소년과 어린이는 900원과 500원으로 버스보다 50원과 100원 더 올랐다. 인상률로 따지면 청소년은 12.5%, 어린이는 25%에 달한다.
전남도 최근 용역 결과 등을 검토해 올해 안에 버스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전북 순창·진안, 상하수도 요금 인상
전북 순창군은 상수도 요금을 11월 고지분부터 30% 인상했다. 순창군은 연차적으로 상수도 요금을 올려 현재 35.5%에 그친 생산원가 대비 현실화율을 현재 67.4%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진안군은 내년 1월부터 상수도 요금을 18.8% 올릴 예정이다. 진안군은 2014년 상수도 요금 현실화율이 도내에서 가장 낮은 12%에 불과해 연간 96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제주, 쓰레기종량제 봉투 가격 40% 인상
제주도는 내년 1월 1일부터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을 평균 40% 인상한다. 인구유입과 관광객 증가에 따른 생활쓰레기 처리난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일반·재사용 5ℓ봉투는 90원에서 120원, 10ℓ봉투는 180원에서 240원, 20ℓ봉투는 500원에서 700원, 30ℓ봉투는 750원에서 1050원, 50ℓ봉투는 1250원에서 1750원으로 오른다. 인천=정창교 기자·전국종합
jcgyo@kmib.co.kr
경기 침체·정국 혼란 와중에… 지자체 공공요금 인상 러시
입력 2016-11-15 18:15 수정 2016-11-15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