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엔 우물이 없어 건기만 되면 물이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물을 외지에 주문해 사먹고 있습니다. 건축과 생활, 공부 등에 어려움이 많지요. 한국교회가 우물을 파주신다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아프리카 케냐 마킨두 지역의 이글라이즈걸센터(여자고등학교 과정) 여학생들이 한국교회에 긴급한 도움을 요청했다.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국민일보를 찾은 정제호(58·케냐 신바교회·사진) 선교사가 케냐 여고생이 쓴 손 편지를 보여줬다. 마킨두는 수도 나이로비에서 남쪽으로 200㎞ 정도 떨어진 곳으로, ‘캄바’ 부족 거주지다.
케냐 고등학교는 1년 3학기제, 4년 과정이다. 이글라이즈걸센터의 학생은 총 138명이다.
정 선교사는 이 중 가난하지만 성적이 우수하고 모범적인 학생 18명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무료급식과 장학금 제공, 시설확충 등 학교재정은 국제구호 NGO ㈔국제사랑재단(이사장 김유수 목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정 선교사는 이 재단 아프리카 케냐사무소 소장이다.
학교 안에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학생 수가 늘어 현재 증축 중이다. 총명한 여학생을 발굴하고 기독교정신으로 교육해 아프리카의 여성지도자로 키울 방침이다. 대학진학도 돕고 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아직도 여성을 재산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요. 특히 초경이 지나면 부모들이 지참금을 받고 결혼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권교육을 통해 이 지역 여성들의 창의성을 기르고 민주의식을 고양시키려 합니다.”
교육받은 여학생들은 고향마을로 돌아가 주민들을 계몽하는 것은 물론, 주님의 복된 소식을 전하는 ‘십자가군병’ 역할을 하고 있다.
정 선교사는 인근 키베라와 마사이 지역 등지에서 슬럼가 아이들 무료급식 사역과 에이즈 퇴치 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학교와 마을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여학생들의 내일을 함께 응원해 달라”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도움을 요청했다(02-744-7607).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마실 물이 모자라요” 발동동… 케냐 女高, 우물 파기 후원 요청
입력 2016-11-15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