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건 때마다 기독교에 ‘불똥’… 교계 대책 시급

입력 2016-11-14 21:23

지난 3년 동안 발생한 정치·사회 분야 대형사건에서 일반 국민들의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사건은 2014년 세월호 사태로, 당시 언론에서 집중 보도됐던 구원파가 주요 교단이 규정한 이단임에도 일반 국민들은 이를 정통 기독교와 혼동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쏟아지는 ‘최태민·최순실 사태’ 관련 보도에서도 기독교 연관설로 와전되면서 엉뚱하게 불똥이 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박혜랑(성균관대 박사과정)·황수진(성균관대 석사과정)씨는 12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주최로 열린 제33회 기독교학문학회에서 ‘신문기사와 트위터에 나타난 언론·대중의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들은 ‘기독교’라는 키워드로 최근 3년(2013∼2015)치 기독교 관련 인터넷 기사 및 트위터 댓글을 수집·분석했다. 그 결과 기독교 관련 트위터 댓글은 총 17만4886건이었으며, 가장 많이 언급된 사건으로는 2014년 6월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의 친일 발언’(댓글 3459건)이었다.

정치·종교·사회 분야별(표 참조)로는 문 전 총리 후보자 발언을 비롯해 ‘차별금지법 및 종교인 납세’ ‘시국선언·기도회’ ‘세월호·구원파’ 등 정치 분야 언급이 50.9%로 절반을 넘었다. 종교 분야에서는 ‘신천지-전주기독교연합회’ ‘교황’ ‘목사 망언’ 등이었고, 사회 분야는 ‘퀴어(동성애)축제’ ‘인도사원 땅 밟기’ ‘에볼라 지역 선교’ 등의 댓글이 많았다.

논문을 발표한 박씨 등은 “트위터 댓글의 경우, 기독교의 사회적 인식이나 책무에 관한 사건이 발생한 날에 언급 비중이 높았다”면서 “교회나 기독교 내부의 이벤트보다는 현실 사회나 타문화, 타종교와 연관된 경우 댓글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세월호·구원파·유병언 등의 명칭이 언급되면서 따라붙는 ‘기독교’ ‘신도’ ‘교회’ 등의 단어는 정통 기독교 및 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다뤄진 ‘세월호·구원파·금수원 배치, 압수수색(2014년 5월 21일)’ 관련 기사에는 부정 단어 사용 비율이 5.39%로 긍정 단어 사용 비율(1.17%)의 4.5배에 달했다.

이밖에 최근 3년간 인터넷에서 다뤄진 기독교 관련 기사는 총 10만339건으로 집계됐다. 일간 및 교계지 별로는 국민일보 기사 건수(1만1643건)가 최다였고, ‘사랑’ ‘평화’ ‘행복’ 등 긍정적인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 언론 또한 국민일보(10.1%)였다.

법무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김승규 장로는 “다수의 안티 기독교 세력과 이단들은 인터넷 공간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 떠도는 기독교 관련 기사와 근거 없는 루머를 악용해 교회를 공격하고 있지만 교계 대응은 전무한 수준”이라며 “한국교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법적 대응 등을 통해 적극 대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찬 백상현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