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겼던 덕수궁 돌담길 58년 만에 개방

입력 2016-11-14 21:46
영국대사관이 점유해 끊겼던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 170m 구간 중 100m가 58년 만에 내년 8월 개방된다. 그러나 보안 상 이유로 대사관 소유 70m 구간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돼 돌담길 완전 복원은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서울시는 영국대사관과 대사관 경내 돌담길 100m를 개방하는 데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개방되는 구간은 영국대사관 후문에서 직원 숙소에 이르는 100m다. 이 구간은 서울시 소유지만 대사관이 1959년 점용허가를 받아 철 대문을 설치하면서 단절됐다.

시에 따르면 양측은 2014년 10월 돌담길 개방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본격 논의에 들어갔고 지난달 6일 시 소유 구간 100m만 반환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대사관 소유인 70m 구간(대사관 정문∼직원숙소)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

시는 개방될 구간에 대해 상세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사관의 토지 반환, 후문·경계담장 등 설치와 동시에 보행로 조성에 들어가 내년 8월 일반에 개방할 계획이다.

개방될 돌담길은 문화재청이 복원을 추진 중인 ‘고종의 길’과도 연결된다. 고종의 길은 1896년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일본의 감시를 피해 러시아공사관으로 은밀하게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다.

시는 또 문화재청과 협의해 과거 회극문이 있던 덕수궁 담장에 출입문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대한문을 통해 덕수궁에 들어온 시민들이 궁을 둘러보고 돌담길을 이용해 고종의 길이나 덕수초등학교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에 제외된 70m 구간의 개방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라동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