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현재·미래는… 덩치는 2위·순익은 4위 우리銀, 과점주주들 의견 조율이 관건

입력 2016-11-14 19:27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의 지배구조 변화로 은행업계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차기 행장 선임은 이광구 현 행장의 연임이 유력한 가운데 4∼6% 지분으로 사외이사 추천권을 가진 과점주주들이 얼마만큼 의견 조율을 이뤄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총대출 및 총수신을 기준으로 할 때 5대 시중은행 사이에서 20%가 조금 넘는 비중을 차지해 왔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대출은 203조원으로 20.90% 점유율을, 총수신은 247조원으로 역시 20.96% 비중을 차지했다. 덩치로만 보면 KB국민은행에 이은 2위권 성적이다. 민영화를 앞두고 영업 총력전을 펼쳐온 결과이기도 하다.

은행은 덩치보다 수익이 더 중요하다. 올해 3분기까지 신한은행은 총 1조5117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보여 전년 동기 대비 20.7% 성장했다.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3분기 누적 1조2608억원과 1조1650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우리은행은 이보다 조금 못 미친 1조1059억원 수준이다.

과점주주 경영시대를 맞이한 우리은행의 역할 모델은 업계 1위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 역시 재일동포들이 17∼2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투자자인 BNP파리바가 지분 5.35%를 보유한 과점주주 형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한처럼 탄탄한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데 우선 노력하고, 그걸 축으로 효율성을 높여 순익으로 업계 2위를 차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통해 과점주주 형태로 우리은행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외국계 지분이 있으면 정부 지분(21.4%)이 남아 있더라도 경영간섭을 배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첫 가늠자는 이 행장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내년도 주주총회다. 시장에선 ‘임기 내 민영화 성공’이라는 취임 공약을 지킨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점주주별로 다른 이해관계를 얼마나 조율해 내느냐가 향후 경영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