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9시52분쯤 충남 보령에서 발생한 규모 3.5 지진으로 보령 주민들이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이번 지진은 보령 내륙에서 발생한 이례적인 것으로 지질 전문기관은 한반도 지진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증거라고 분석하고 있다. 경주 지진의 여진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상청은 “충남 보령시 북북동쪽 4㎞ 지역에서 지진이 났다”며 “사람이 느낄 수 있을 정도지만 예상되는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보령 지진은 충남에서 올들어 4번째 지진이며 1978년 기상청 관측이래 보령 내륙에서 규모 3이 넘는 지진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월, 3월, 10월에 각각 금산, 공주, 청양에서 규모 2.0∼3.1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지진으로 충남 내륙과 대전 등지에서 일부 흔들림이 감지됐다.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건물 안에서 일부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정도다.
충남도는 지진 발생 직후 비상 상황실을 가동해 보령항을 비롯해 대형 건물, 교량, 도로 등 주요 시설을 비롯해 부여와 공주 지역 문화재 등의 이상 유무를 확인했으나 별다른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14일 밝혔다.
장항선 열차 등도 정상 운행했고 보령화력발전소 역시 정상 가동했다. 지진이 발생 이후 충남소방본부에는 모두 197건의 문의 전화가 접수됐다. 전북소방본부에도 7건의 지진 문의가 있었다.
보령시민 정모(65)씨는 “집이 순간적으로 흔들려 방안에 있다가 놀랐다”고 전했다. 시민 장모(59·여)시는 “고층 건물은 심한 흔들림을 느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이 놀라기는 했지만 지진으로 인한 피해나 대피 소동은 없었다.
이날 긴급재난문자는 지진 발생 5∼6분 후인 오후 9시 57분쯤 보령과 대전시, 충남도민 등에게 전달됐다.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 지진연구센터장은 “2013년 보령 앞바다에서 연속해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지만 내륙에서 3.5 규모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보령 앞바다와는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고 경주 지진의 여진이라고도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선 센터장은 “전에는 지진이 나지 않던 곳에서 지진이 난다는 것은 닫혀있던 선 구조가 지진 환경 변화로 인해 활동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라며 “동일본 대지진과 구마모토 지진 등에 의해 영향을 받아 경주 지진이 발생한 것처럼 이번 지진 역시 그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질연 측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한반도 지진 환경이 인장(잡아당김)으로 인한 힘 때문에 응력(땅에 작용하는 힘)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지진이 잦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보령=정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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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지진, 한반도 지질 변화 증거”
입력 2016-11-14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