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트럼프 변수’로 미국이 탈퇴하더라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발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 NHK방송 등에 따르면 아베는 14일 참의원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이 정권 교체기에 있는 지금이야말로 일본이 TPP의 조기 발효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하원인 중의원을 통과한 TPP 승인안은 이날부터 상원인 참의원의 본격적인 심의를 거치게 된다. 미국이 주도해온 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8년간 이어진 마라톤협상 끝에 지난해 10월 타결됐다. 현재 각국의 의회 승인을 거쳐 발효되는 것만 남은 상태다.
그러나 ‘TPP 폐기’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경제규모가 가장 큰 미국이 빠지면 TPP의 동력이 타격을 입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도 사실상 임기 중 승인을 포기한 상태다.
아베는 “너무 힘든 상황이라 (일본이 승인) 의사를 표시하지 못하면 (TPP가) 끝날 수도 있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TPP가) 결코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조기 발효를 통해) 자유무역을 주도하는 일본의 결단력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17일 뉴욕에서 예정된 트럼프와의 회담에 대해선 “자유무역에 관한 생각을 포함해 솔직한 의견을 나누고 미·일동맹의 중요성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를 설득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아베는 “미국이 대일 무역에 대한 선입견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공화당은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을 추진해온 당”이라고 설명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아베 “미국 TPP 탈퇴하면 일본이 주도할 것”
입력 2016-11-14 1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