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
김윤수(25·직장인)씨의 스마트폰 달력 15일자 메모 내용이다. 김씨뿐만 아니라 해외직구족들은 오는 25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이하 블프)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미국은 온·오프라인에서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11월 셋째 주 금요일 최대 90%까지 할인하는 대대적인 세일행사를 펼친다. 한국 시간으로는 25일 오후 2시부터 26일 오후 5시까지다.
김씨는 14일 “지난 11일 중국판 블프인 ‘광군제’ 때 ‘득템했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지만 원조만한게 없다”면서 “역시 미국의 블프가 최고”라고 말했다. 김씨가 이번 블프에서 노리는 것은 테블릿 PC다. 그는 전자 제품은 60% 이상 할인하기 때문에 좋은 가격에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씨처럼 물품까지 정해놓고 공략하는 전문 직구족들이라면 블프를 200% 즐길 수 있지만 아직 직구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블프 쇼핑’이 그림의 떡이다.
해외배송대행 업체 몰테일의 박원일 과장은 “온라인 쇼핑을 하는 정도의 요령이면 블프 쇼핑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초보 해외직구족이라면 해외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와 개인통관 고유번호, 영문 주소와 이름을 우선 준비해야 한다. 개인통관 고유번호는 관세청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즉시 발급해준다.
기본 준비가 됐다면 눈여겨둔 상품을 파는 해외 쇼핑사이트에 가입해 두고, 쇼핑한 물건을 받을 배송대행업체를 선정해놓을 필요가 있다. 해외배송대행업체는 소비자들에게 미국이나 유럽 주소를 빌려 주고 그 주소로 배송된 상품을 한국까지 배달해준다. 수수료가 있기는 하지만 직접 받으면 배송료가 비싸기 때문에 배송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이다.
초보 해외 직구족들은 해외 쇼핑 사이트에서 블프 당일 엄청나게 싸게 파는 물건에 현혹돼 닥치는 대로 사들일 염려도 있다. 그랬다가는 큰 코 다친다. 가공육, 스프레이식 화장품, 리튬배터리 등 국내 수입 금지된 품목을 구입하면 반송료까지 무는 경우도 있다. 건강보조식품이나 영양제 등 구입 제한이 있는 품목도 그 이상 구입하면 곤란하다. 반입금지 및 제한 품목은 관세청 홈페이지에 나와 있으니 미리 체크하도록 한다. 또 일정 금액 이상이면 관세를 물어야 해 손해 보는 경우도 생긴다. 위메프 박스 직구도우미에서는 물품의 종류와 가격, 무게 등을 입력하면 예상 관세를 알려 준다.
박 과장은 “블프 때 구입한 상품은 배송기간이 보통 2주 이상 걸린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하고, 반품 교환이 쉽지 않으므로 의류 신발 등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면서 “초보자라면 테블릿 PC나 청소기 등 소형 가전을 공략해보라”고 권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美 ‘블프’ D-10… 초보자는 개인통관 고유번호 먼저 발급 받아야
입력 2016-11-15 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