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회원들 열정 감동, 스킬 트레이닝으로 제2농구붐 힘 보탤 것”

입력 2016-11-15 04:01

김승현(38·사진)은 현역시절 프로농구의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다. 2001년 KBL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동양 오리온스에 입단해 그해 신인왕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차지했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차지하기는 김승현이 최초였다. 화려한 드리블과 상대수비가 전혀 예상치 못한 창의적인 패스로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그는 2014년 서울 삼성에서 은퇴한 뒤 농구 해설이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코트 밖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그의 관심은 스킬 트레이닝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4월부터 코치로서 강습하기 시작한 스킬 트레이닝 교실 ‘더 코트’ 회원들의 열정을 보면서 아마추어 지도에 대한 매력에 흠뻑 빠졌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 내 보조경기장에서 만난 그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떠나 농구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스킬 트레이닝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됐다”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코치 역시 현역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한 달 동안 스킬 트레이닝을 받고 효과를 본 경험이 있다. 그는 “비시즌 동안 힘들게 운동을 하고 나니 정규시즌 때 몸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어시스트 기록도 이를 통해 나왔다”고 털어놨다. 2004-2005시즌 그는 경기당 평균 10.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는 프로농구 한 시즌 역대 최다이자 유일한 두 자릿수 도움 기록이다.

스킬 트레이닝에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단점을 고치겠다는 의지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같은 NBA 선수들도 비시즌 동안 스킬 트레이닝을 통해 직접 보완점을 찾고 운동한다는 것이다. 그는 스킬 트레이닝에서 단연 ‘기본기’를 강조한다. 화려한 농구기술도 기본기인 슛, 드리블, 패스가 완벽하지 않으면 절대 나올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왜 스킬 트레이너가 됐을까. 결국 농구의 발전을 위해서다. 서장훈 현주엽 등 일명 ‘농구대잔치 세대’가 떠난 뒤 한국 농구는 급격한 인기 하락세를 겪고 있다. 그 원인을 프로 선수들의 기량 저하라고 봤다. 김 코치는 “프로 선수들의 기본기나 세부 기술들이 많이 뒤처졌다”며 “기량 발전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했기 때문”이라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스킬 트레이닝 때 오히려 일반인들이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등 열정이 대단하다”며 이런 점을 프로 선수들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유소년에 대한 스킬 트레이닝 지도에 힘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이들이 농구에 재미를 느끼도록 트레이닝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생활체육에서 농구의 인기가 되살아난다면 제2의 농구붐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날 경기장을 뛰어다니는 유소년 회원들의 열망어린 눈망울을 보며 그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