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이르면 16일 검찰 대면조사를 받는다. 100만 촛불집회가 박 대통령 조사 시점도 앞당겼다. 민심이 떠난 박 대통령이나 민심에 떠밀려 현직 대통령을 신문하게 된 검찰 모두 백척간두에 서서 마주보게 됐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중앙지검장)는 “늦어도 15일 혹은 16일 박 대통령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했다”며 “대면조사가 원칙”이라고 13일 밝혔다. 수사팀 간부는 “조사 주체라든지 조사 장소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동시다발 촛불집회가 끝난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박 대통령 조사 방침 및 시기를 전했다. 이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일정과 변호인 선임 문제 등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 모레(15일)는 돼야 입장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이후 조사 받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검찰은 박 대통령 신문 사항을 정리하는 등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조사 준비에 돌입했다. 조사는 청와대나 제3의 장소 방문조사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박 대통령을 직접 불러 조사하는 방법도 검토되고 있지만 이 경우 박 대통령 경호나 주변 안전 문제 등 현실적 장애가 있다.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대한민국 원수’가 검찰청사 앞 포토라인에 서는 선례를 남기는 건 청와대와 검찰 모두에게 큰 부담이기도 하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시 박 대통령의 신분에 대해 “일단은 참고인”이라고 했다.
검찰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전날 밤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 의장을 비공개로 불렀다. 검찰이 24시간 동안 대기업 총수 8명을 한꺼번에 조사한 건 전례가 없다.
지호일 권지혜 기자 blue51@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朴 대통령 이르면 16일 대면조사
입력 2016-11-13 18:28 수정 2016-11-14 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