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스코, 광고사 사장에 ‘崔 측근’ 알고도 선임 정황

입력 2016-11-14 04:08

2014년 3월 17일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종합광고대행사 포레카(현 컴투게더피알케이)의 사장에 선임된 김영수(46)씨는 직전까지 광고기획사 ‘더엠컴퍼니’의 부사장으로 일했다. 광고업계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김씨지만 연매출 240억원에 달하던 대기업 사장으로 덜컥 선임된 배경을 두고 뒷말이 많았다. 그는 직원들에게 “나는 인수합병을 위해 온 사람”이라고 말했고, 스스로 “낙하산”이라는 표현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의 ‘알짜 계열사’에 새로운 사장이 온 뒤 매각이 이뤄지고, 매각 이후 지분을 둘러싼 강요 협박이 발생했던 원인은 무엇일까. 13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 김씨가 몸담았던 더엠컴퍼니 경영진 출신들은 최순실(60·구속)씨와 다각도로 연결된다. 김씨가 더엠컴퍼니 등기이사로 있던 2013년 5월부터 더엠컴퍼니의 대표이사는 안모(44)씨였다. 그는 최씨가 더블루케이 한국법인의 후신으로 설립한 ‘더운트’에서 이달까지 임원으로 등재됐던 인사다.

최씨가 더블루케이에 대한 언론의 주목 때문에 은밀히 만든 더운트는 최근까지도 검찰 수사망으로부터 비켜서 있었다. 최씨가 입국 후 체포·구속되자 더운트에 있던 모든 물품은 경기도의 보관창고로 옮겨졌고, 검찰 수사가 이어졌다. 지난 9월 초 법인이 설립될 때 등기임원은 모두 3명이었다. 이 가운데 안씨는 최씨가 직접 데려온 인물로 전해진다.

김씨가 포레카로 옮긴 직후 더엠컴퍼니의 경영을 맡았던 또 다른 안모(38)씨도 최씨와 연결된다. 안씨는 ‘세온’이라는 업체의 대표이사로 등기가 돼 있다. 커피숍, 교육서비스업, 체육시설 운영업 등 잡다한 사업목적을 가진 이 회사는 최씨가 소유·거주하던 서울 압구정동 미승빌딩에 주소를 두고 있다. 앞서 세온에는 최씨가 측근들을 비밀리에 만나던 카페 ‘테스타로싸’가 입점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김씨와 같은 시기 더엠컴퍼니에서 등기임원으로 일했던 소모(41)씨의 경우도 최씨와 다각도의 연결고리가 포착된다. 최씨의 최측근으로서 오래전부터 국정농단 사태를 증언할 핵심 인사로 지목됐던 고영태(40)씨는 지난해 8월 스포츠 마케팅 목적의 유령회사 ‘코어플랜’을 설립했다.

이 코어플랜의 사내이사 가운데 한 명이 바로 소씨다. 소씨는 차은택(47·구속)씨의 관련법인인 광고기획사 ‘모스코스’(현 유라이크커뮤니케이션즈)에서도 지난해 6월부터 임원직을 지냈다.

이렇듯 더엠컴퍼니 경영진 출신들은 최씨와 얽힌 비밀회사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가 2014년 3월 김씨에게 사장직을 주고 2015년 8월 ‘컴투게더’에 매각하는 과정도 결국 비선실세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더욱 짙어지는 정황이다. 김씨가 포레카 사장이 될 때 포스코의 대표이사·회장직에 오른 이는 권오준(66) 현 회장이었다. 권 회장의 부인과 박근혜 대통령이 가까운 사이였다는 이야기도 끊이지 않는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