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은 지난 12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촛불집회를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를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미국 CNN방송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가 최순실 스캔들 때문만은 아니라며 “300명 이상이 숨진 세월호 참사를 포함해 수많은 사건이 지난 몇 년간 이어지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불만과 좌절감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두 차례 사과했지만 배신당했다고 느낀 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집회 참가자들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한·일 위안부 합의 등 박근혜정부의 인기 없는 정책들에 대한 분노도 함께 표출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에서 부패 스캔들이 낯선 일은 아니지만 이번 일은 민주주의에서 벗어났다고 느끼게 해 국민들을 극도로 화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WP는 “그러나 많은 정치 분석가들은 박 대통령이 하야 요구에 귀 기울일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특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차기 대권 주자들과 여야는 아직 조기 대선을 치를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꾸준히 다뤄온 일본 언론들도 이날 집회를 자세하게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면 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예정돼 있어 국민 분노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사히신문은 박 대통령의 아성인 대구에서도 역풍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국민의 분노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교도통신은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외신들도 앞다퉈 ‘서울 촛불’ 보도
입력 2016-11-13 18:35 수정 2016-11-13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