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한인교회 한평우 목사 “신실한 기독인 살던 로마 신앙 회복 노력”

입력 2016-11-13 20:56
한평우 로마한인교회 목사는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초대교회 신자들의 신앙 유산을 가진 로마가 진정한 신앙을 갖도록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사도 바울과 신실한 기독교인들이 살던 로마를 기억해 주세요.”

이탈리아 로마한인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한평우(70) 목사가 최근 방한, 로마와 유럽 선교를 위해 기도를 부탁했다. 한 목사는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인교회 목사 중 한 교회에서 가장 오래 목회해온 목회자로 꼽힌다. 1982년 부임해 지금껏 목회를 해왔다.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지난 10일 만난 한 목사는 이탈리아 복음화율이 0.5%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전체 6000만 인구 중 개신교인은 30만명에 불과하다”며 “로마의 한인 절반이 가톨릭 신부와 수녀일 정도로 가톨릭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로마는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해 결국 기독교가 국교가 된 곳”이라며 “초대교회 신자인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의 집터를 비롯해 사도 바울의 셋집과 순교지,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살던 카타콤 등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로마한인교회는 사도 바울과 초대교회 신앙을 계승하고 유럽 선교의 교두보로서 그 사명을 다하고 있다. 한 목사는 93년부터 유럽 한인 목회자와 선교사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며 영적 힘을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교회를 거쳐 간 한인들도 상당수다. 정명훈 조수미 등 예술인들과 외교관, 주재원 등이 많다. 교인 80%가 유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한 목사는 로마가 남긴 기독교 신앙의 유산에 이어 프랑스 개혁파인 ‘왈도파’ 사람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왈도파 사람들은 자국어 성경을 사용하고 검소한 생활과 규칙적 기도를 했으며 가톨릭의 미사와 연옥을 부정했던 최초의 프로테스탄트”라며 “이들은 박해를 피해 이탈리아로 피신, 해발 700m 고지에 모여 살면서 700년간 신앙을 지켰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19세기 중반 핍박이 멈추자 하루아침에 타락하고 말았다”며 “교회가 사는 길은 맘몬(돈)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을 돕고 청빈하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마한인교회는 청년 선교에도 힘을 쓸 계획이다. 한 목사는 “지금 로마는 전 세계 청년들이 모이는 터미널 같은 곳이 됐다”며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