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100만명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시각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동시 다발적으로 시국대회와 촛불행렬이 이어졌다.
특히 박 대통령이 태어난 대구와 여당 텃밭인 부산에서도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구호와 함성이 넘쳐났다. 청소년들의 시국선언도 잇따랐다.
박 대통령 생가 인근서 퍼진 퇴진 함성
12일 오후 6시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대구시국문화제’에 2000명의 시민이 모여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국문화제가 열린 곳은 박 대통령이 태어난 곳(대구 중구 삼덕동1가 5-2)과 15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동성로 야외무대에 설치된 큰 게시판에는 ‘이제 고만 내리온나’ ‘대구시민 앞장서자. 박근혜 퇴진’ 등이 적힌 수천개의 종이가 붙었다.
경북 경산에서 왔다는 송모(45)씨는 “최순실은 이번에 대구·경북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큰 일을 한 것 같다. 아직도 대구·경북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9%나 나온다는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11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권 퇴진 대구 2차 시국대회’가 열렸고 중·고생 30여명은 중구 2·28기념공원에 모여 대구 지역 청소년 602명을 대표해 ‘대구 청소년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여당 텃밭’, 부산 시민들도 퇴진 촉구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도 1만여명의 시민이 모여 최순실 국정농단을 방치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오후 6시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시민과 학생 등 7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및 비선실세 국정농단 파문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민대회가 열렸다.
이어 시민 3000여명이 추가로 합세해 서면교차로, 광무교, 천우장 등 서면 일대 2㎞를 돌면서 오후 10시까지 대규모 거리행진을 펼쳤다.
‘민주화 성지’ 광주 시민들 분노
광주에서는 저녁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 5·18민주광장에 모인 시민과 학생 5000여명이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교복을 입은 고교생과 자녀들의 손을 잡은 가정주부, 직장인 등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앞에서 하나가 됐다. 주최 측은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인파가 금남로와 충장로에 가득했다”고 말했다.
강원·제주도민들도 퇴진 함성
강원도에서는 원주의료원 사거리에서 500여명이 대통령 퇴진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뒤 행진을 벌였다.
태백과 영월, 인제에서도 국정농단 규탄 시민 촛불문화제가 열려 주민과 사회단체, 학생 등이 거리에서 국정농단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오후 5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4차 촛불집회에는 도민 1200여명이 운집했다. 앞서 도내 30개 중·고등학교 학생 430여명은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전국종합 mc102@kmib.co.kr
朴 생가·與 텃밭 대구·부산도 분노의 물결
입력 2016-11-13 18:51 수정 2016-11-13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