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도 내달 파업 한다는데…

입력 2016-11-12 04:19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다음달 파업에 돌입한다.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철도노조뿐 아니라 항공업계까지 파업이 이어지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규남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은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월 쟁의행위 찬반 투표 가결 이후 회사와 발전적인 대화를 원했지만 처벌만 돌아왔다”며 “충분히 기다렸으니 이제 전면파업에 나설 때가 됐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원들은 지난 2월 19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해 87.8%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노조는 오는 21일까지 조종 필수유지 인원 산정을 사측에 요청한 상태다. 회신이 오면 관련 법적 절차를 마무리한 뒤 다음달 중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2005년 12월 이후 11년 만의 일이다.

주된 이유는 임금 인상 문제다. 조종사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인력 이탈 등의 이유로 임금 37%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기준은 중국 항공사다. 중국의 경우 기장 연봉은 2억5000만∼3억원 수준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평균 임금(1억4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많다. 이런 분위기 탓에 지난해 46명이 대한항공에서 외국 항공사로 이직했다.

반면 회사는 어려운 경영 여건으로 1.9% 이상 인상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중국 항공사도 이제 한풀 꺾여 조종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직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높은 임금인상률을 요구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파업 시 파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법적으로 필수 조종인력(국제선의 경우 80%)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저비용 항공사가 많이 생겨 운항 공백도 메울 수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한 비판 등이 항공으로 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삽화=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