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래의 스마트폰으로 야심차게 준비하던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 출시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고로 배터리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프로젝트 밸리’로 불리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준비해 왔다. 제품명은 갤럭시X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에는 특허청에 폴더블 스마트폰 디자인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년 2월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 있게 나돌았다. 올해 6월 그레고리 리 삼성전자 북미법인 대표는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가 멀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트7 발화 사고로 내년 공개 계획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11일 “노트7 이전에도 폴더블 스마트폰의 배터리나 회로를 구부렸을 때 폭발, 오작동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노트7 발화 사고로 배터리 안전이 최우선 과제가 된 만큼 안전성이 완전히 확보될 때까지 시간을 두고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명예회복을 하는 게 더 급하다. 갤럭시S8에 삼성전자 사운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당초 갤럭시S8을 내년 2월 MWC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갤럭시S8 공개도 4월로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트7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철저한 품질 검사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최근 3년간 갤럭시S 시리즈를 MWC에서 공개했고, 무엇보다 노트7 단종으로 프리미엄 라인업에 공백이 생겼기 때문에 신제품 출시를 마냥 늦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조사 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3분기 북미 시장에서 애플이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1위 자리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분기 갤럭시S7을 앞세워 북미 1위를 기록했지만 1분기 만에 애플에 밀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 내년 출시 늦춰질 듯
입력 2016-11-12 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