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마지막 司試… 58회 109명 합격

입력 2016-11-11 17:32
“회사생활 내내 ‘도전 한 번 해볼 걸’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시작했는데, 가족들이 그간 오래 참아줬습니다.”

제58회 사법시험에 최고령으로 합격한 송유준(54)씨는 11일 “내게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고 말했다. 사법시험은 내년 치러지는 2차 시험을 끝으로 폐지된다. 40대에 사법시험에 도전해 10년 만에 합격한 그는 “나이가 많아 로스쿨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도 말했다.

송씨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종합금융사 등 금융권에서 오래 일했다.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서도 법조인의 꿈을 접지 못했고, 두 아들의 아버지가 된 채 고시공부에 몰두했다. 시험을 앞두고는 “답안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겠다”는 불안에 시달렸다. 앞으로는 전공을 살려 금융과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서 활동할 계획이다.

이번 사법시험의 최고득점자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 다니는 과학도 정세영(22)씨다. 정씨는 “과학기술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법조인이 되겠다”며 “판사가 된다면 특허법원에서, 검사가 된다면 첨단범죄수사부에서, 변호사가 된다면 특허전문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사법시험을 준비했었다”며 “도전 자체가 자식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을 포함해 109명이 이날 사법시험의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최연소 합격자는 서울대에 다니는 김기현(21·여)씨다.남성 69명, 여성 40명이 합격했다. 올해 1차 합격자만을 대상으로 한 내년의 마지막 사법시험에서는 50명이 선발된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