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 사과·국회방문도 민심 못돌려… 5%에 갇혔다

입력 2016-11-11 18:02
박근혜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최저치 지지율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처음으로 90%까지 올랐다. 사실상 통치불능 수준으로, 이미 심정적 탄핵 상태라는 평가다. 새누리당도 창당 이후 최저 수준으로 지지율이 떨어졌다. 2차 대국민 사과, 책임총리 국회 추천 요청 등 박 대통령이 내놓은 수습책이 효과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한국갤럽은 박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 응답이 5%로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최저치에 머물렀다고 11일 밝혔다. 부정평가는 지난주보다 1% 포인트 상승한 90%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주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부정평가가 80%를 넘었고, 이번 주 그 기록을 다시 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 4년차 4분기 때 79% 부정평가를 받았던 게 종전 최고치였다.

당·청 지지율 급락세가 계속되면서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도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지도부 사퇴 문제를 놓고 주류·비주류 간 내홍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지지율을 지역별로 보면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이 9%, 부산·울산·경남(PK)이 5%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각각 1% 포인트, 4% 포인트 하락하며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호남에서는 지난주와 같이 박 대통령을 긍정평가한 응답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주류 친박(친박근혜)계는 대국민 사과와 야권 맹공이 보수층의 동정표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연령별로는 19∼29세에서 지지율이 0%였다. 30대와 40대는 각각 3%, 50대도 6%에 그쳤다. 60대 이상만 13%를 기록했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17%로 1% 포인트 하락했다. 한나라당 시절인 2004년 3월 노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당시(18%)보다 낮다. 더불어민주당(31%)과의 격차는 14%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국민의당(13%)과도 지지율 차이가 4% 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새누리당은 특히 안방인 TK 지역에서도 26%를 기록해 민주당(27%)에 1위 자리를 내줬다. PK 지역에서는 18%로 민주당(29%)보다 11% 포인트나 뒤졌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21%)이 지난달 조사 때보다 6% 포인트 급락해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19%)와 오차범위 내 경쟁 상태로 들어왔다. 이번 조사는 지난 8∼10일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 포인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