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씨 단골 성형외과가 의료용으로 사용할 경우 연간 최대 9000명분 프로포폴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예인 등이 주로 수면용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일명 ‘우유주사’ 용도로도 최대 2000명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특히 이 병원 김모(56) 원장과 병원 관계자들이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한 이후 프로포폴 구입량이 급증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11일 ‘의약품 관리 종합 정보센터’에 등록된 프로포폴 공급 현황을 공개했다. 최씨의 단골 성형외과인 ‘김○○ 의원’은 A제약의 한 공장에서만 2013년 1·4·8월 프로포폴 각 500개(20㎖)를 공급받았다. 2014년 8·12월, 2015년 5월, 올해는 1·6월에 각 500개씩을 받았다. 연도별로 보면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500개, 1000개, 500개, 1000개를 받았다.
의료계 고위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통상 프로포폴 1개로 의료용으로는 3∼6명, 일명 ‘우유주사’용으로는 15㎖ 정도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간단한 시술 시 단기 마취용으로는 최대 6명까지 쓸 수 있다고 한다. 이 계산에 따르면 병원이 공급받은 프로포폴 규모는 2013년 최대 9000명이 진료용으로, 2000명이 수면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그는 “해당 병원의 연간 영업일수를 200일로 본다면 하루 150㎖(우유주사용으로는 10명, 진료용으로는 22∼45명 사용분량)를 쓰는 꼴”이라며 “해당 병원은 VIP 위주로 운영되는 소규모 병원이라 자세한 운영 현황이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의원 규모를 생각하면 사용량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거물 정치인 내외와 기업 총수 부인도 이 병원을 이용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 병원은 언론에 최씨 연관 사실이 보도되자 프로포폴을 포함한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을 파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보건 당국은 이 병원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던 병원의 프로포폴 구입량은 2016년 급증했다. 병원 원장과 회사 관계자 등은 지난해 4월 박 대통령의 남미 순방은 물론 9월(중국), 지난 5월(아프리카·프랑스)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공교롭게도 2015년 5월 500개까지 줄어들던 병원 프로포폴 공급량은 올해 상반기에만 두 배인 1000개로 늘어났다. 다른 성형업계 관계자는 “성형외과 의사가 독감 치료를 잘한다고 해서 대통령 순방에 내과 전문의 자격으로 동행할 수는 없다”며 “김 원장 같은 비전문의를 어떻게 대통령이 국가적 업무에 데려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최씨와 딸 정유라(20)씨가 오랜 기간 진료를 받은 곳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지난 7월 서울대병원 외래진료 교수로 위촉됐다가 2주 만에 해촉됐다. 김 원장의 가족회사에서 만든 화장품은 청와대 대외 선물용으로 쓰였다.
글=강준구 최승욱 기자 eyes@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단독] 최순실 단골 성형외과, 연간 9000명분 프로포폴 구입
입력 2016-11-12 00:00 수정 2016-11-14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