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이력과 배경을 지닌 주자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대선과 함께 치러진 미국 연방 의회 선거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한파(知韓派) 의원은 명암이 엇갈렸다. 의족을 찬 참전용사가 상원에 입성했다. 히스패닉계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대표적인 지한파로 알려진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민주)은 9선 고지에서 주저앉았다. 자신의 지역구인 캘리포니아주 제17선거구에 출마한 혼다 의원은 40.2%의 득표율을 얻어 59.8%를 득표한 같은 당 로 칸나 후보에게 의석을 내줬다.
일본계 혼다 의원은 2000년 하원에 입성했다. 이후 8선을 내리 지내며 2007년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채택에 앞장서는 등 한인 사회와 한국 관련 현안에 목소리를 냈다. 칸나 당선인은 일본계 기업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버라 컴스탁 하원의원(공화)은 득표율 52.6%를 기록해 민주당 루앤 베넷 후보(47.0%)를 제쳤다. 컴스탁 의원이 출마한 버지니아주 제10선거구는 버지니아 북부의 대표적인 한인타운 페어팩스 카운티 관할이다. 컴스탁 의원은 이 지역 한인 사회에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제리 코널리 하원의원(민주)은 버지니아주 제11선거구에 단독 입후보해 87.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코널리 의원은 미 연방 의회 내 지한파 의원 모임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이다.
‘의족을 찬 참전용사’로 선거 전부터 주목받은 태미 덕워스 하원의원(민주)은 여성 참전용사 최초의 상원의원이라는 신기원을 세웠다. 덕워스 의원은 일리노이주에서 54.4%의 득표율로 40.2%를 얻은 마크 커크 상원의원을 눌렀다. 1968년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계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덕워스 의원은 아시아계·여성 최초의 미 육군 헬리콥터 편대장을 지냈다. 2004년 이라크전에서 블랙호크를 조종하다 이라크군의 로켓추진 수류탄 공격에 두 다리를 모두 잃은 뒤 의족에 의지해 지냈다.
이후 정계에 입문해 오바마 행정부에서 연방 보훈처 차장을 역임했다. 2012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재선에 성공했다. 덕워스에게 의석을 내준 현역 커크 의원은 한국전쟁 참전 용사인 아버지와 한인 입양아 여동생을 둔 지한파 의원이다.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경쟁을 펼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도 재선에 성공했다. 쿠바 이민자 아버지를 둔 루비오 의원은 히스패닉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정치인이다. 히스패닉으로부터 낮은 지지를 얻고 있는 트럼프의 약점을 채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바다주에서 당선된 캐서린 코르테스 마스토 후보(민주)는 히스패닉계 여성 최초로 상원에 입성했다. 이에 루비오,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뉴저지) 등 히스패닉계 상원의원은 4명으로 늘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美 트럼프 시대] ‘의족 여군’ 덕워스, 여성 참전용사 최초 상원 입성
입력 2016-11-10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