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시대] ‘의족 여군’ 덕워스, 여성 참전용사 최초 상원 입성

입력 2016-11-10 18:04
태미 덕워스 하원의원이 8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상원의원 당선이 확정된 순간 손을 높이 들며 기뻐하고 있다. 2004년 이라크전에서 두 다리를 잃은 뒤 의족을 착용한 덕워스는 최초의 여성 참전용사 출신 상원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AP뉴시스
다양한 이력과 배경을 지닌 주자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대선과 함께 치러진 미국 연방 의회 선거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한파(知韓派) 의원은 명암이 엇갈렸다. 의족을 찬 참전용사가 상원에 입성했다. 히스패닉계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대표적인 지한파로 알려진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민주)은 9선 고지에서 주저앉았다. 자신의 지역구인 캘리포니아주 제17선거구에 출마한 혼다 의원은 40.2%의 득표율을 얻어 59.8%를 득표한 같은 당 로 칸나 후보에게 의석을 내줬다.

일본계 혼다 의원은 2000년 하원에 입성했다. 이후 8선을 내리 지내며 2007년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채택에 앞장서는 등 한인 사회와 한국 관련 현안에 목소리를 냈다. 칸나 당선인은 일본계 기업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버라 컴스탁 하원의원(공화)은 득표율 52.6%를 기록해 민주당 루앤 베넷 후보(47.0%)를 제쳤다. 컴스탁 의원이 출마한 버지니아주 제10선거구는 버지니아 북부의 대표적인 한인타운 페어팩스 카운티 관할이다. 컴스탁 의원은 이 지역 한인 사회에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제리 코널리 하원의원(민주)은 버지니아주 제11선거구에 단독 입후보해 87.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코널리 의원은 미 연방 의회 내 지한파 의원 모임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이다.

‘의족을 찬 참전용사’로 선거 전부터 주목받은 태미 덕워스 하원의원(민주)은 여성 참전용사 최초의 상원의원이라는 신기원을 세웠다. 덕워스 의원은 일리노이주에서 54.4%의 득표율로 40.2%를 얻은 마크 커크 상원의원을 눌렀다. 1968년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계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덕워스 의원은 아시아계·여성 최초의 미 육군 헬리콥터 편대장을 지냈다. 2004년 이라크전에서 블랙호크를 조종하다 이라크군의 로켓추진 수류탄 공격에 두 다리를 모두 잃은 뒤 의족에 의지해 지냈다.

이후 정계에 입문해 오바마 행정부에서 연방 보훈처 차장을 역임했다. 2012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재선에 성공했다. 덕워스에게 의석을 내준 현역 커크 의원은 한국전쟁 참전 용사인 아버지와 한인 입양아 여동생을 둔 지한파 의원이다.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경쟁을 펼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도 재선에 성공했다. 쿠바 이민자 아버지를 둔 루비오 의원은 히스패닉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정치인이다. 히스패닉으로부터 낮은 지지를 얻고 있는 트럼프의 약점을 채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바다주에서 당선된 캐서린 코르테스 마스토 후보(민주)는 히스패닉계 여성 최초로 상원에 입성했다. 이에 루비오,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뉴저지) 등 히스패닉계 상원의원은 4명으로 늘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