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얼굴)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0일 “미국은 한국과 100% 함께할 것이며, 북한의 불안정성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한국과 굳건하고 강력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은 한국과 끝까지 함께하고,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오전 9시55분부터 10여분간 이뤄진 박근혜(왼쪽)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국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통화에서 대선 승리 축하와 함께 “한·미 양국은 60여년간의 동맹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신뢰를 쌓아 왔다”며 “앞으로도 당선인과 긴밀히 협력해 공동의 이익을 위해 동맹 관계를 강화 발전시켜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한·미동맹의 가장 심각한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특히 북한은 미국의 정권교체기에 도발을 통해 신 행정부를 시험하려 했다”며 “북한이 만약 도발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에 긴밀히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북한 문제를 포함해 박 대통령 말씀에 100% 동의한다”며 “미국은 박 대통령과 함께할 것이고, 한·미 양국은 함께함으로써 안전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또 가까운 시일 내 한국 방문을 요청한 박 대통령에게 “만나뵙기를 고대한다. 대통령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당선자의 언급은 굳건한 한·미동맹의 강화 발전, 확고한 한국 방위 공약 준수와 함께 대북 압박을 위한 양국 공조 기조를 일단 그대로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가 공화당 대선후보 시절 공언해온 북한 문제 접근법 등을 감안하면 그가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 문제를 포함한 미국의 한반도 정책의 일대 변환을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따라서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수립 과정에 우리 입장을 반영하는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자 성향상 북한 문제와 관련한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단번에 협상을 타결하려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적극적인 대북 대화를 통해 북핵 폐기와 대북지원 등을 일괄 타결하는 ‘그랜드 바긴’ 정책을 시도할 것이라는 의미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기간 중 ‘김정은을 만나 대화할 수 있다’고 했고 ‘북한 문제를 전적으로 중국에 맡기겠다’는 구상을 밝힌 적도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그랜드 바긴’ 시도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에 이양할 개연성이 크다”며 “내년 예정된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에서 상당한 강도로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했다. 전작권 전환은 2015년 12월로 예정됐다 한·미 양국 합의로 사실상 무기 연기됐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트럼프당선자는 북핵 문제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환경에 따라 압박과 대화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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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자 “美, 한국과 100% 협력… 끝까지 함께 가겠다”
입력 2016-11-10 18:49 수정 2016-11-10 2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