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시대] 빨라진 외교부 발걸음… 美에 곧 고위급 파견

입력 2016-11-10 17:59 수정 2016-11-10 23:50
조선중앙TV가 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1344군부대 관하 구분대(대대급 이하 부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조선중앙TV 캡처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라 우리 외교·안보 부처 움직임도 다급해졌다. 고위급 외교관이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당선인 인수위 측과 접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 공백의 장기화로 부처 간 유기적 대응이 가능할지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우리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의 한·미 관계를 낙관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10일 “미 대선이 끝났기 때문에 트럼프 인수위를 포함한 새 팀과 협의할 여러 방안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내년 1월까지 미국을 대표할 오바마 행정부와의 협의를 유지하는 동시에 신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에 긍정적 시각으로 정책을 펴도록 필요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나 임성남 외교부 1차관 등 장·차관급 인사의 방미 계획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트럼프 인수위 측과의 접촉만을 목적으로 고위 인사를 파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오바마 행정부와 협의차 고위급 인사가 방미하는 계기에 트럼프 측과도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한민구 장관 주재로 미 대선 결과 관련 상황평가회의를 열었다. 미 대선 결과가 우리 국방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전반적인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국방부 내에 ‘대미 국방정책 대응팀’을 조직하는 한편 새 행정부 관계자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한·미동맹 현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북한은 미 대선 결과에 대해 당국 차원에선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다음 대통령이 새겨야 할 오바마의 교훈’이란 제목의 평양발 기사에서 “다음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전도는 험난하다”면서 “무엇보다 그는 전임자가 남긴 최악의 집권 유산의 희생양이 될 수 있는 난처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오바마 정권은 핵보유국인 조선을 깔보고 거만하게 놀아댔으며 평화협정 체결 협상 등 상대가 마련해준 대화 기회를 모두 놓쳤다”면서 “전임자가 조선의 힘을 오판해 ‘핵포기 선택’을 강요했다면 그 후임자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느냐, 아니면 파멸의 길을 가느냐의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정권 이양 기간 동안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같은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지를 놓고선 분석이 엇갈린다. 일단 트럼프 행정부의 대화 제의를 기대하며 자제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물론 핵·미사일 기술 진전 속도와 정권 기념일만 고려하며 도발 일자를 택일하는 관례를 버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