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10일 서울 마포구 토정로 마리스타교육관에서 정책협의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4·16 세월호 참사부터 최순실 국정농단까지 최근 몇 년 간 벌어진 일련의 사건·사고로 혼란을 겪고 있는 한국사회 안에서 교회는 약자의 피난처이자 사회정의를 외치는 선지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기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발표한 이충재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지난 수년 동안 신자유주의 등의 영향으로 양극화와 불평등은 심화됐으며 민주주의는 퇴보했다”며 “중산층의 몰락, 최순실 국정농단, 세월호 특별조사위의 활동시한 만료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한국교회는 개교회주의, 성장중심주의에 파묻혀 연합운동의 한계를 드러냈고 약자를 보듬는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지 못했다”며 “교회는 보수와 진보로 양분돼 있는 풍토를 극복하고 에큐메니컬 운동을 펼쳐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고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경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원장은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변화시키는 데 있다”면서 “이는 선거나 혁명을 통해 정권을 교체하는 게 아니라 크리스천들이 삶을 통해 직접 그 나라의 실재함을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예수 시대에도 악은 권력의 자리에 서서 민중을 정죄하고 억압하며 위력을 떨쳤다”며 “예수는 그들을 무너뜨릴 힘과 조직은 없었지만 ‘서로 사랑하라’(요13:34∼35)는 새 계명을 전하며 소외된 자와 죄인을 품으심으로 악에 대항하셨고, 이 움직임이 제자들을 통해 로마 제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교회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용민 박사는 “한국교회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등을 겪으면서 조직의 해체와 파괴를 경험했지만 신앙공동체가 강한 생명력을 갖고 버텨냈고 민족을 선도했다”며 “시국이 어지럽고 교회가 위기에 처해 있는 이때 교회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혼돈의 시대, 교회는 약자의 피난처 돼야”
입력 2016-11-10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