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용병이 아프니… 구단은 더 아파

입력 2016-11-10 18:24 수정 2016-11-11 00:01
전주 KCC의 대체 외국인 선수 에릭 와이즈가 10일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에서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들이 맹활약하면 단숨에 우승 전력으로 올라선다. 하지만 반대로 이들이 뜻밖의 부상을 당하면 치명타가 뒤따른다.

올 시즌도 변수가 있다. 순위표 끝자락에 머무는 전주 KCC와 부산 kt는 동병상련의 처지다. 기량이 출중한 외국인 선수를 뽑아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나란히 2년 차를 맞이한 양 팀 감독은 올 시즌 가장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10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두 팀의 경기는 의도치 않게 ‘눈물의 탈꼴찌 매치’가 됐다. KCC(2승6패)가 89대 72로 kt(1승6패)를 이기고 9위로 올라섰다. KCC 추승균 감독은 올 시즌 홈경기 첫 승을 거두고서 겨우 한숨을 돌렸다. 4연패 늪에 빠진 kt 조동현 감독은 쓴맛을 제대로 느꼈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추 감독은 고민은 안드레 에밋이다. 가래톳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에밋은 팀 득점의 절반가량을 책임질 정도로 폭발적인 득점력을 가졌다. 하지만 개막 전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본인의 출전 의사에 따라 2경기에 나섰지만 부상 부위가 악화됐다. 결국 3주 진단을 받아 소속팀 경기를 코트 밖에서 지켜보는 신세다.

KCC는 하승진이 발목인대 재건수술을 받았고, 전태풍은 팔꿈치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에밋이 빠른 복귀를 위해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상 부위도 호전 중이다. 추 감독은 “워낙 성실하고 프로 정신이 투철해 요즘도 허투루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없다”며 에밋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

에밋은 이날도 관중석에서 동료들을 응원했다. 다행히 대체 외국인 선수 에릭 와이즈가 13점 3리바운드로 그의 공백을 메웠다. 장신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는 26점 16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제몫을 다했다.

사실 진짜 답답한 건 조 감독이다. kt는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실질적 1순위로 장신 크리스 다니엘스(206㎝)를 뽑았다. 그는 아킬레스건 염증으로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장신 외국인 선수의 부상이라 더 치명적이다.

다니엘스는 얼마 전 복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7일 오른쪽 햄스트링 부분파열로 3주 진단을 받는 악재를 만났다. 조 감독은 “지금 성적이 안 좋아도 다니엘스 복귀 후 반전을 기대했는데 찬물을 제대로 맞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선 “외국인 선수가 1명 없는 가운데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kt는 래리 고든이 홀로 22점 6리바운드로 분투했지만 최하위 추락을 막지 못했다. 다니엘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는 센터 허버트 힐(203㎝)이다. 힐은 KBL 경험이 풍부하다. 12일 울산 모비스전부터 출전한다. kt는 조 감독의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아줄 해결사의 등장이 절실하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