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트럼프’ 때문에 울고 웃는 한국투자증권

입력 2016-11-10 18:11 수정 2016-11-10 23:56
“삼성바이오로직스 청약, 한국투자증권과 함께하세요!”

서울 영등포구에 직장이 있는 백모(36)씨는 지난달 말 한국투자증권(한투)에서 보낸 문자 하나를 받았다. 10일 상장 예정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청약 일정이었다. “증권의 공모를 위한 단순 광고이며 청약의 권유가 아님”이라는 문구가 이어졌다. 청약을 함께하자 해놓고 청약 권유가 아니라는 데 백씨는 어이가 없었다. 문자는 그 뒤에도 수차례 날아왔다.

한투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에 매달린 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잇따른 기업공개(IPO) 공모가 ‘뻥튀기’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업계 인수·합병(M&A)에도 뒤처지면서 위기감이 커진 탓이다.

설상가상 미국 대선 결과의 충격으로 9일 두산밥캣은 공모주 청약 미달 사태를 맞았다. 청약경쟁률은 0.29대 1에 그쳐 2012년 10월 0.26대 1을 기록한 CJ헬로비전 이후 가장 낮았다. 청약에 실패한 실권주를 주관사인 한투 등이 떠안게 된 상황이었다. 두산밥캣 흥행으로 반등을 노렸던 한투로서는 실패가 뼈아팠다.

우울한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역설적으로 ‘트럼프 효과’였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온건한 수락연설이 투자심리를 되살렸다. 두산밥캣은 인프라투자 공약에 따른 수혜주로 꼽혔다. 한투는 10일 남은 실권주를 추가 인수하겠다는 기관의 연락이 잇따르자 가슴을 쓸어내렸다. ‘문자 광고’까지 보내며 총력을 기울인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날 장 초반 7% 넘게 하락해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었다. 다행히 증시 반등세에 힘입어 6.67% 오른 채 장을 마쳤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