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최순실의 ‘마수(魔手)’는 어디까지 뻗쳐있는 것일까. 까도까도 끝이 없고 파헤칠수록 썩은 비리가 진동하고 있다. 손을 대지 않은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40년 인연을 무기로 국정 농단은 기본이고 도처에서 이권을 챙겼다. 그 더러운 커넥션의 끝이 어디인지 분노가 치민다. 또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참담할 뿐이다.
최씨의 ‘검은 손’은 의료계까지 미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를 진료해온 서울 강남의 ‘김○○의원’ 김모 원장은 비전문의인데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성형외과 외래교수에 위촉됐고 대통령 해외순방에도 포함됐다.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가 국내 최고 종합병원 외래교수로 위촉된 사실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더욱이 건강검진을 전문으로 하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는 성형외과도 개설돼 있지 않다.
김 원장은 지난해 4월 박 대통령의 중남미 4개국 순방과 같은 해 9월 중국 순방, 올해 5∼6월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개인 병원과 소규모 의료·화장품 업체를 운영하는 의사가 대통령 해외 순방에 세 차례나 참여한 것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김 원장이 운영하는 화장품 업체 J사에 대한 특혜 논란도 일고 있다. 이 회사 제품은 올해 초 청와대 설날 선물로 납품된 데 이어 유명 피부과 병·의원 제품들을 제치고 대형 면세점에 입점했다.
최씨는 지난 2013년 다른 고객의 소개로 김 원장을 알게 된 후 자주 올 때는 매주 한 차례 이상, 적어도 석 달에 한 번은 김 원장으로부터 피부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이 최씨와 딸 정씨를 진료해주며 각종 특혜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최순실 게이트’를 캐고 있는 검찰은 김 원장을 즉각 소환해 이러한 의혹들을 낱낱이 조사해야 한다. 의료기관을 해외에 진출시키는 정책을 펴는 나라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 아닌가. 주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최씨의 입을 열기 위해서라도 해외에 머물고 있는 그의 딸 정씨를 하루빨리 소환해야 할 것이다. 정씨 수사를 통해 최씨 모녀의 호가호위 실태를 규명해야 한다.
[사설] 단골 성형외과에까지 특혜 주었다니
입력 2016-11-10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