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집안싸움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비주류와 친박(친박근혜)계는 9일 세(勢) 대결까지 펼쳤다. 그러나 양측 모두 “분당(分黨)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지붕 두 가족’인 정치적 별거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새누리당 비주류 중진 의원과 소장파 의원들은 ‘진정모’(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의원 모임)를 결성하고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석회의를 열었다. 같은 시간 바로 옆 회의실에서 김무성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학용 의원이 ‘각계 원로들과 함께하는 비상시국 토론회’를 개최했다.
진정모 모임에는 정병국 나경원 의원 등 29명의 비주류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새누리당 역할은 소멸했다”며 “책임 있게 반성하기 위해선 당 해체를 포함한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해체 이후 건강한 보수로 재창당하기 위해선 이정현 대표 체제의 사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신환 의원은 그러나 “분당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비상시국 토론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이 분노하니 ‘아이고 잘못된 모양이다’ 하고 눈물을 보이면서 사죄했지만 아직까지 잘못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 앞에 모든 잘못을 뉘우치고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찔끔찔끔 부족한 대응을 하다 보니 국민의 분노가 더 커지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고려대 강연에서 “박 대통령은 2선으로 물러나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대통령이 법무부 지휘를 받는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 자체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침묵했던 친박계도 결집하며 맞불을 놓았다. 친박계 의원 16명은 조찬 모임을 갖고 “어떤 일이 있어도 당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현 지도부 사퇴 문제나 책임론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친박 의원은 “조만간 50∼60명의 모임을 만들 계획”이라며 “숫자로만 따지면 친박이 비주류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글=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비박 “당 해체 포함 새 길 가야” vs 친박 “어떤 경우도 분열 안돼”
입력 2016-11-09 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