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때 ‘가명’ 골프… 못 말리는 與 의원

입력 2016-11-09 18:35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성향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날 지방에서 골프회동을 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으로 정국이 마비되고, 청와대와 집권여당 책임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높다.

새누리당 이헌승 권석창 문진국 김순례 의원 4명은 지난달 29일 충북 단양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다. 제천 출신 권 의원이 아내가 참여하는 단양 지역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동료 의원들을 초청하면서 모임이 이뤄졌다. 권 의원은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도 초청했다. 홍 의원은 라운딩에는 참여하지 않고 연주회와 뒤풀이에만 참석했다. 29일 저녁 광화문에서는 시민 2만여명이 참여한 박 대통령 퇴진 촉구 1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의원들은 골프장 예약 때 가명을 사용했다. 연주회에는 잠깐 얼굴만 비췄고 골프회동 이후 새누리당 소속 충북도의원, 기초의원 등과 술자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내 연주회에 의원들을 초청한 것”이라며 “연주회 시간보다 일찍 내려온 의원들과 함께 퍼블릭 골프장에서 친목모임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다른 사람을 통해 예약하느라 실명이 아니었다”며 “라운드 비용도 각자 부담했다”고 설명했다.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