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이 사양산업? 정선 특산품 수리취떡으로 ‘대박’

입력 2016-11-09 20:34

“떡이 사양산업이라고요?”

강원도 정선의 특산품인 수리취떡 상업화에 성공한 정선수리취떡영농조합 전연택(51·사진) 대표는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혈액순환, 요통, 두통에 뛰어난 효능을 보이는 수리취떡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리취는 취나물의 일종으로 ‘산나물의 왕’으로 불릴 만큼 영양소가 풍부하다. 정선 지역에서는 예로부터 단오에 쑥떡을 해먹는 대신 수리취떡을 만들어 먹는 전통이 있었다. 높은 고지의 습지에서 수리취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떡으로만 해먹을 수 있는 수리취는 잔모래 등 이물질을 제거하는 세척과 쪄서 익히는 증숙 작업이 매우 번거로워 일반 떡집에서 사시사철 만들 수 없다.

전 대표 등 농민 19명은 2011년 수리취떡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영농조합을 만들었다. 각자 1000만원씩 1억9000만원의 종잣돈을 들여 수리취 계약재배, 자동세척설비 도입 등을 통해 정선수리취명품화 사업을 추진했다. 수리취 생산, 수리취떡 가공, 홍보와 판매 등 1·2·3차 산업을 융복합해 비용을 줄였다.

전 대표는 조합원들이 가업으로 이어오며 축적한 수리취떡 제조 원천기술과 상품화 능력을 결합해 취떡제조 표준 매뉴얼을 개발했다. ‘산마을 잔치’라는 공동브랜드도 만들었다. 처음 홍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전문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등 수완을 발휘해 지난해에는 2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수리취떡 만들기 체험 방문객도 2013년 5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000명이 넘었다.

농림축산식품부 11월 6차산업인으로 전 대표를 뽑았다. 농식품부 농촌산업과 김철 과장은 “정선수리취떡영농조합법인은 지역의 부존자원을 활용하여 지역 내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는 성공사례”라고 말했다.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