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고국인 한국을 찾게 됐네요.”
미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 41년째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금모(69·사진)씨는 8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인터뷰를 갖고 “늘 한국 무대에 서고 싶었지만 오케스트라 투어는 경영진이 결정하는 사안인 만큼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면서 “9년 전부터 정명훈 선생이 지휘하는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며 아쉬움을 달랬는데, 이번에 마침내 투어가 성사됐다. 오케스트라를 은퇴하지 않은 보람을 느낀다”고 웃었다.
‘한국 오케스트라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 김생려(1912∼1995) 선생의 막내딸인 그는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국제적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됐다.
서울 출신으로 이화여중을 마치고 미국 유학을 떠난 그는 미시간대와 줄리아드 음악원 졸업 후 1971년 미국 워싱턴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입단했다.
그는 “줄리아드를 마쳤을 때 솔리스트와 오케스트라 단원을 놓고 고민했는데, 우연히 치른 워싱턴 내셔널 심포니 입단 시험에 합격했다. 당시 유럽에서 솔리스트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오케스트라가 내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4년 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로 소속을 옮긴 것은 사랑 때문이었다. 그는 내셔널 심포니에서 만난 동료와 샌프란시스코에서 결혼했다. 그는 “첫 남편과는 이혼했지만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 사랑하는 아들 외에 아름다운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평생 살도록 해줬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에서 그는 30년 넘게 유일한 한국인 단원이었다. 그래서 한국 바이올리니스트 장인선이 2011년 정규 멤버가 됐을 때는 누구보다 기뻤다. 이후 한국인(재미교포) 단원 2명이 더 늘어 지금은 4명이 됐다. 그는 “다른 아시아 출신에 비해 한국인 단원이 드물어 아쉬웠는데, 이제는 딸과 손자손녀 같은 후배들이 들어와 기쁘다”고 말했다.
1911년 창설 이후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오케스트라로 꼽혀온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는 95년 지휘자 마이클 틸슨 토머스가 취임하면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클래식 교육 프로그램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김금모씨 “고국서 연주 기회 가져 보람 느껴요”
입력 2016-11-08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