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아들 20억 갈취 ‘범서방파’ 81명 검거

입력 2016-11-09 00:01
전직 대통령 아들에게 20억원을 갈취하고 인기 드라마 촬영장에서 청부폭력을 휘두른 국내 최대 폭력조직 ‘통합 범서방파’ 조직원이 대거 검거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09년부터 서울 등 전국의 건설현장, 유흥업소, 종교단체 분쟁 현장에서 조직원 수십명을 동원해 폭력을 행사한 혐의(범죄단체 활동죄)로 통합 범서방파 조직원 81명을 검거해 두목 A씨 등 17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통합 범서방파는 2013년 폐암으로 사망한 김태촌이 1977년 만든 서방파 후신으로, 김씨의 구속과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으로 와해됐다가 2008년 3개 조직 60여명이 연합하면서 재탄생했다.

이들은 2008년 경기도 양평의 한 수상스키장에서 조직 재통합 결성식을 열고 체계를 갖춘 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의 이권 개입 현장에서 집단 위력을 과시했다.

경찰 수사결과 이들은 2012년 1월 경기도 용인 수지 모 건설사 소유 토지에 대해 채권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토지 공매신청을 하자 소유주의 사주를 받아 조직원 40여명을 동원해 위력을 과시한 뒤 철수 조건으로 20억원을 뜯어냈다. 이들은 지난해와 올해 법원 경매장에 난입해 경매를 방해하기도 했다.

2009년 8월에는 전북 김제 모 교회 강제집행 현장에 조직원 30여명을 동원해 상대편 신도 등 100여명을 폭행했다. 또 같은 해 9월에는 서울 장지동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현장에서 연예인 B씨의 사주를 받고 조직원 10여명을 동원해 제작진 등을 집단폭행했다.

올해 초까지 범행을 계속해 온 이들은 최근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치밀한 수사 방해를 시도했다.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조직원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은 후 정신병이 있다고 다시 진술하라”고 지시했다. 정신 병력이 있으면 진술 효력이 사라진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경기북부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관내 조폭뿐 아니라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대규모 조폭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정부=김연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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