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끝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국내총생산(GDP)을 0.13% 포인트 끌어올리는 등 소비 진작과 내수 활성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기간 외국인 온라인 매출도 지난해와 비교해 배 이상 늘었다. 가시적 성과도 있었지만 할인 품목 부족, 할인 행사를 가장한 유통업체의 호객행위 등 개선해야 할 과제도 남겼다.
산업통상자원부가 8일 공개한 산업연구원의 거시경제 효과 분석에 따르면 코리아 세일 페스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올 4분기 민간소비지출은 약 0.27% 포인트, GDP는 약 0.13% 포인트 늘어난 효과를 거뒀다.
소비 진작 효과는 확실했다. 통계청은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 중 소매업종 카드승인액이 4.8% 포인트 늘어났다고 했다. 지난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와 올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모두 참여한 백화점, 면세점 등 100여개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액도 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5% 증가했다.
외국인 참여율도 늘었다. 행사기간 중 170만명이 한국을 찾아 2조2000억원을 쓰고 갔다. 특히 참여 면세점 매출이 약 1조1300억원에 달해 지난해 대비 36.6% 증가했다. 온라인 외국인 매출도 656억원으로 지난해 진행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때보다 118% 늘었다.
성과는 좋았지만 과제도 남겼다. 한국 소비자들을 ‘호갱’(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뜻하는 신조어)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대형 매장에서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로 고객을 유인해 할인가격이 아닌 정상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대형 백화점을 찾은 주부 김모(49)씨는 백화점 매장 입구 쪽에 코리아 세일 페스타라는 광고판이 있는 할인 판매대에서 의심 없이 속옷을 구매했다. 그러나 가격표에 덧붙여진 새 가격표를 제거했더니 동일한 가격이 나왔다.
김씨는 “백화점 측에 항의했더니 세일 상품과 정가 상품을 섞어 놓고 판매했다고 인정하더라”면서 “세일로 호객해서 정가 제품을 판 셈”이라고 했다.
상품 확보도 미진했다. 올해 산업부는 지난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유통업체만 참여했다는 지적을 개선하기 위해 가전·자동차 등 제조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 가전업체들은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했지만 잘 팔리지 않는 비인기 제품이거나 애프터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단종 제품이 많았다. 반대로 미국에서 시작되는 블랙프라이데이에선 삼성이 50인치 HD LED TV를 절반 가격에 팔고 LG전자는 OLED TV를 지난달보다 700달러가량 내려 판매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서 우선 원하는 제품을 구비하도록 했다”면서도 “아직 시장 도입 초기 단계다. 시간을 들여 잘못된 것은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기획] 소비·내수 늘린 코리아세일페스타… 일부 ‘눈속임’도
입력 2016-11-08 19:03 수정 2016-11-08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