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화장품 원료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최근 브랜드 외에 화장품 원료 기술력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관련 시장 규모가 고속 성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화장품 원료 전문 브랜드 ‘엔그리디언트(N’gredient)’를 론칭한다고 8일 밝혔다. 엔그리디언트는 밀의 배아를 발효시켜 추출하거나 해바라기유 등 식물성 유지(기름) 성분 등 자연 친화적 화장품 원료를 콘셉트로 한다. CJ제일제당 측은 “CJ제일제당이 수십 년 동안 쌓아 온 발효 기술과 원료 개발 노하우를 담아 천연 화장품 원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8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 화장품 원료 박람회 ‘인-코스메틱스 아시아’에 참가(사진)하며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화장품 원료는 미백이나 자외선 차단과 같은 특정 기능을 보유한 ‘유효원료’와 흡수도·발림성을 개선해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돕는 ‘기초원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지난해 세계 화장품 원료 시장은 18조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 중 80% 이상이 기초원료 시장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기술적 한계와 투자비 부담 등으로 제조 방식이 상대적으로 쉬운 유효원료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은 유효원료뿐 아니라 글로벌 기초원료 분야를 적극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화장품 원료를 브랜드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추세여서 어떤 원료를 사용했는지가 제품 성공 여부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또 K뷰티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화장품 원료 기술력에 글로벌 업체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아시아 화장품 원료 시장의 연간 성장률이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등 급속히 커지자 대기업들도 인수·합병을 통해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SK그룹이다. SK그룹은 SKC를 통해 2014년 국내 1위 화장품 원료 업체 바이오랜드를 인수했다. SK바이오랜드는 생약 추출물을 이용한 화장품 원료를 내세우며 글로벌 화장품 기업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마스크팩에 주력하면서 지난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KCC는 2011년 영국 실리콘 원료 기업 ‘바실돈’을 인수해 사명을 ‘KCC바실돈’으로 바꾸고 기능성 원료를 중심으로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뚫고 있다. 특히 실리콘 제조기업이라는 특성을 살려 화장품 원료용 실리콘 제품을 주력으로 내놓고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18조원 시장 잡아라” 화장품 원료 사업 경쟁
입력 2016-11-08 1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