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거듭된 요청으로 성사, 필요한 말만 한 ‘13분 회동’

입력 2016-11-08 18:44 수정 2016-11-08 21:44
박근혜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의 8일 면담은 박 대통령이 직접 국회의장실을 찾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정국 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회동이었지만 13분 만에 종료됐다. 이례적으로 짧은 시간이다. 인사를 나눈 뒤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이 서로 필요한 말만 간단히 한 뒤 종료된 면담이었다.

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전날인 7일 밤 결정됐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의 여야 대표 회담 요청에도 야당이 이를 거부하자 박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방문하겠다는 결정을 한 것이다. 한 비서실장은 전날 밤 정 의장에게 전화해 “대통령이 내일 국회를 가시겠다고 한다”며 정 의장 측에 협조를 요청했다. 정 의장은 “야당 대표들하고 먼저 얘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난색을 표했지만, 한 비서실장이 국회 방문 의사를 굽히지 않자 정 의장이 이를 수용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국회 방문은 대통령과 국회의장과의 면담이며, 야당 대표들과의 회동은 추후 성사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찾은 국회에선 야당 의원들과 보좌진 수십명이 ‘박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 떼라’ ‘박 대통령 하야’ 등 문구가 적힌 패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박 대통령 이동경로를 따라 진을 짜고 박 대통령이 퇴장할 때도 구호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영접을 받아 웃으며 인사를 나눴지만 이들의 시위를 보고는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퇴장할 때 배웅 나온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없었다.

박 대통령이 국회 연설이 아닌 현안 논의를 위해 국회를 방문한 것은 취임 이후 두 번째다. 박 대통령은 2013년 9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정국을 풀기 위해 당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국회 사랑재에서 회동한 적이 있다. 시정연설, 국정연설, 개원연설 등을 모두 더하면 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8번째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