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주일 교회 앞 시위 왜 중단했나 했더니… 최순실 사태 ‘사이비 불똥 피하기’가 사실로

입력 2016-11-09 00:01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신도들이 8일 서울 명일역 앞에서 ‘아름다운 교회 신천지’라는 문구가 부착된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주요 교회 앞 농성을 갑자기 중단한 이유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때문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신천지는 2주 전까지만 해도 매주일 서울 명성교회 삼일교회 신촌성결교회, 수원 오목천감리교회, 대전 송촌장로교회 등에서 시위를 벌이다 사건발생 후 일제히 종적을 감췄다.

신천지 고위 관계자는 7일 “시국이 혼란스러운데 우리까지 나서서 국가적 혼란에 편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그래서 신천지 총회에서 전국 12개 지파에 집회를 하지 말라는 공문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집회를 잠시 중단한 것은 시국 때문이지 사이비 이단으로 몰릴까봐 그런 게 아니다”라면서 “최태민 최순실씨와 신천지를 연결짓지 말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국이 안정되면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성경을 얼마나 잘못 해석하고 있는지 다시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사이비 이단과 반사회적 종교집단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 집회를 중단했다’는 관측(국민일보 11월 6일자 25면 참조)은 사실로 밝혀졌다.

신현욱 신천지대책전국연합 대표는 “신천지는 최태민 최순실 사건의 불똥이 자신들한테 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면서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심정으로 집회를 중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오늘도 신천지 미디어팀은 인터넷에서 ‘박근혜-신천지’ ‘사이비-신천지’라는 연관 검색어를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을 것”이라며 “그만큼 신천지는 인터넷 여론이 무섭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지금처럼 신천지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면서 “신천지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신천지 복음방과 센터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영혼을 정말 소중히 여긴다면 목회자들이 먼저 1인 시위에 나서달라”고 부탁했다.

신천지는 현재 교회 앞 농성은 중단했지만 이만희 교주를 ‘평화의 주역’으로 소개한 ‘천지일보’를 나눠주는 등의 홍보활동은 계속하고 있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